1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광화문광장 일대 변경 계획을 실행하는 것으로, 동쪽(주한미국대사관 앞) 차로 확장 공사를 시작해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까지 순차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2020.11.17(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광화문광장 일대 변경 계획을 실행하는 것으로, 동쪽(주한미국대사관 앞) 차로 확장 공사를 시작해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까지 순차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2020.11.17(사진=연합뉴스)

'광화문 광장 편측화 사업 후폭풍'으로 인해 서울시가 안팎으로 시달리는 처지다. 문제의 '광화문 광장 편측화 공사'는 '박원순 서울시'의 역점 사업이었는데, '오세훈 서울시'로 바뀌면서 기로에 놓였다.

지난해 7월, 여직원 성추행 문제로 박 전 시장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한차례 중단되는 듯 했으나, 그로부터 4개월만에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이 강행 추진했다. 전체 850억여원의 사업비 중 250억 원이 투입됐다는 게 지난 27일 서울시의 설명이다.

즉 '박원순 서울시'와 '오세훈 서울시'가 광장을 놔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가 된 것인데, 오 시장이 '박원순 광장'을 끝내 뒤집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역시 예산 때문이다. 이를 되돌릴 경우, 400억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돼 총 650억원의 소요가 예상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이를 두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운동 기간 약속했던 광화문 광장 편측화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뒤집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광화문 광장 공사.(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광화문 광장 공사.(사진=연합뉴스)

오 시장은 전날인 27일 '광장 편측화 사업'에 대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를 중단하지 않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에 따르면 복원 사업 예상 금액만 400억원에 달한다.

관건은, '광화문 광장 사업이' 서울시 전임·후임 시장들의 입장에 따라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당초 광화문 광장은 오 시장 재직 시절이던 2009년 중순 완공됐다. 광화문대로 중앙에 위치하던 일명 '오세훈 광장'은 박 시장이 취임하자 곧장 수세에 몰렸다. 박 시장이 세상을 떠났지만, 무려 850억원이 투입되면서 '박원순 광장'이 완성 중이다. 오 시장은 지난 27일 '내실 있는 광장'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는데, 경실련은 '즉각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광화문 광장 편측화 공사의 실체는 어떻게 될까. '박원순 서울시'의 광장 공사는 '경일종합건설(주)'과 '대정골프엔지니어링(주)', '신안건설·신성종합조경(주)'가 담당한다. 지난해 8월부터 도로공간 재편이 시작됐고, 올해 3월부터 매장문화재 발굴 등 2단계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해 10월26일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 재조성사업부지 내 유적 정밀발굴조사'를 목적으로 전체 1만2천300㎡를 파헤치고 있다. 담당 재단은 '한울문화재연구원'이라는 곳이다.

서울광화문 광장 일부 모습.2021.04.03(사진=조주형 기자)
서울광화문 광장 일부 모습.2021.04.03(사진=조주형 기자)

공사 일정을 앞두고 긴박하게 추진된 것으로 보이는 '소통 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원순 서울시'는 박 시장 유고 상황인 지난해 10월 광화문 광장 편측화 공사를 앞두고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한 각종 토론회와 학회 세미나 추진 일정을 편성했다. 무려 85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에서, 1달도 채 되지 않는 '초단기간 토론회'가 이어지면서 '초단기간 소통'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현장 소통 역시 11월1일과 11월3일로 한정돼 추진했다.

공사 일정과 대부분 맞물리면서 '권한대행에 의한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경실련은 28일 "잘못된 결정에 대해 엄중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서울시의회는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 2019년 12월16일 역대 최대인 39조5천억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통과 예산안 중 광화문광장 사업에 투입될 문화재 복원 및 주변 정비금액은 153억원, 시민광장 조성 예산은 156억원으로 책정됐었다. 그러다 지난 9일, 서울시의회의 김인호 의장은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에 대한 검토 의견을 고민중인 오 시장에 대해 "시장 뜻대로 중단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 27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새로운 광장으로 탈바꿈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알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1.4.22 [사진=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1.4.22 [사진=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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