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제41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전직 사무처장이 대표로 있는 현수막 제작업체에 일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광주시민들은 "이는 마치 광주 경제부시장이 퇴임 직후 인쇄업체를 차려 광주시 현수막 인쇄 사업을 따낸 것과 같다"면서 즉각 계약이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일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 맞추다'라는 슬로건으로 제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가 출범했다. 5·18행사위는 슬로건에 대해 "시대의 위기를 오월 정신으로 극복하고 다양한 세대와 조화를 추구,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5·18 정신 계승을 위한 부문 행사와 시민참여 사업, 온라인 콘텐츠 사업, 특별기획 사업 등이 현재 진행 중이다. 5.18행사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된 5·18 전야제도 올해엔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행사 홍보물 디자인 및 제작업체 선정결과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5.18행사위가 최근까지 행사위의 사무처장으로 근무한 전력이 있는 인사의 회사에 일감을 특혜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5.18행사위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공개입찰을 진행해 현수막 제작업체 4곳으로부터 사업 계획서를 접수했다. 접수 바로 다음 날인 12일 제작업체 선정 심사가 이뤄졌고 사무처는 13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사무처는 현수막과 리플렛을 비롯한 인쇄물 제작에 예산 2,500만 원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5.18행사위가 나머지 업체를 떨어뜨리고 현수막 제작업체로 선정한 '처음처럼'은 나모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나 씨는 2019년까지 행사위 사무처장이었다. 그는 2020년 1월부터 '처음처럼' 대표로 자리를 옮겼으며 '금강산여행사'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광주지역 선거에서 민중당의 선거 홍보물을 독점하다시피 한 업체로도 알려졌다.

나랏돈으로 행사를 기획해 관련단체에 이를 몰아주는 구조가 제 식구끼리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안팎에서부터 곧장 터져나왔다.    

사진=김모 씨 페이스북 캡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부위원장으로 근무한 바 있는 김동규 씨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행사위가 현수막 제작에 사용하는 돈은 모두 민간위탁금으로 국민께서 납부한 세금에 해당한다"며 "그런데 인쇄업체 '처음처럼'을 자세히 살펴보니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대표인 나 씨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행사위 사무처장을 지냈던 사람이 운영하는 업체가 사업을 수주한 것"이라며 "제 식구 감싸기이자 일감 몰아주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5.18행사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펜앤드마이크에 "소요되는 전체 예산이 3000만원 이하여서 수의계약 진행이 충분히 가능했지만 코로나로 지역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공개입찰로 진행했다"며 "'처음처럼'은 경쟁업체보다 단가를 낮게 불러 가격경쟁력이 월등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행사의 현수막 제작업체도 '처음처럼'이었느냐는 질문엔 "당시에 업무를 담당하지 않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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