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제공

올해 1분기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국의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민간소비가 여전히 부진하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은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7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1.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성장률을 끌어올린 부문은 설비투자로, 전분기 대비 6.6% 성장했다. 설비투자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설비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부터 D램과 낸드 등이 초과 수요로 전환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 분야 설비 투자가 전년 대비 20.4%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 경제가 정부의 당초 2021년 전망치 3.2%를 넘어 3%대 중후반 성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는 경제규모 10위권 내 선진국 8개 중 유일하게 1분기 중 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한국의 잠재성장력 하회가 지속되고 있으며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민간소비 증가율 1.0%는 코로나19 이전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최근 OECD 자료에 의하면 그 정도 회복으로는 기저효과 만회가 안되고, 앞으로도 금리 상승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힘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 중심 투자에 힘입어 설비투자와 수출 증가로 성장률이 일부 호전되고 있는 정도로 평가한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잠재성장력 하회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