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70년, 총체적 국가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법치의 붕괴, 인민주의는 탁류처럼 흐르고 있고
-공산주의와 싸워 이겼던 나라, 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
-애국 시민 깨어났다는 사실은 새로운 희망의 단초다
-황색 언론의 신경병적 보도에 비판의 칼날 세우겠다

정규재 대표 겸 주필.
정규재 대표 겸 주필.

너무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한 두 마디로 우리사회를 정의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사회적 하극상의 시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인 시뮬라시옹이 판치는 시대입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들이 만들어가는 공화정의 질서는 너무도 취약하여 민중주의에 여지없이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무너졌고, 좌익 평등주의, 그리고 음모론적 세계관에 사로잡힌 자들이 만들어 내는 거짓들이 산처럼 쌓여, 불의가 정의를 짓밟고 무질서와 몰가치가 탁류처럼 천하를 휩쓸고 있습니다. 언어와 사상이 그 현실로부터 이토록 분리된 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온건한 법치의 지배는 과격한 광장의 시위로 무너졌고, 악의 세력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것을 혁명이라 부르며 축제의 판을 벌였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만화경처럼 우리를 덮쳤습니다. 검은 안개가 대한민국을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독신여성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실은 섬마을 여선생에 대한 사내들의 집단 성폭행과 다를 바 없는 저속한 욕망의 카니발을 방불케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놀랍게도 소문이 아닙니다.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며 우리가 두 눈 뜨고 목격한 일입니다.

절제를 그 본성으로 하는 법치와 견제 받는 권력이라는 자유민주정의 기본 질서는 한국인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것 아닌가하는 절망적 의문도 가지게 됩니다. 아시아적 민중주의가 지배하는 그런 봉건적 세계로 돌아가려는 사회적 퇴행에의 충동조차 점증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자살이라는 표현이 적절하겠군요. 우리 속에 내재한 반란적 충동, 피해자라는 것만 증명되면 모든 청구권이 그것에서 솟아난다고 생각하는 저급한 피해자 심리, 하극상의 내밀한 열정, 완장질과 갑질에 대한 유혹, 이런 것들이 일거에 결합하면서 혼돈의 시간이 탁류처럼 흐르는 것입니다.

이 탁류가 그 흐름을 멈추거나 약화될 것이라는 조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국은 많은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되었으나 지금에 와서 보면 그 모두가 하나의 형해며 껍데기였을 뿐이며 정신적 내면적 성숙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전교조 교육의 황폐함, 지도층의 무능과 부패, 심지어 종북 세력의 온존과 활개짓, 퇴행적이며 국수주의적인 것에 대한 기이한 집착, 자유노동 아닌 노예노동을 고집하는 노조운동 단체들의 정치 권력화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진흙처럼 엉겨 붙어 저급한 아비투스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현실 정치는 더한 수렁으로 잠겨들고 있습니다. 보수정당이 보수적 가치로부터 이탈하는 괴이한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언론의 거짓 보도에 깜짝 놀라 광장의 고함소리에 굴복하고만, 그리고 스스로 촛불 정변의 앞잡이를 자처했던 사람들이 지금 보수당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실로 부조리 상황극이요 보수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정치일정에 대한 섣부른 예단도 절망을 더할 뿐입니다. 퇴행적 충동 혹은 집단 자살에의 현기증이 단순히 한 두 번의 계기나 한 두 번의 정치행사로 교정될 것이라고 기대할 만한 어떤 단서도 지금으로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바로 이점이 진정 위기의 본질일 것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보수가 깨어났습니다. 애국시민들이 떨쳐 일어났습니다. 보수적 가치가 헌법 제도와 정치질서, 사회구조 속에서 아무런 희생 없이 그저 부지런한 일상의 삶을 살아내는 것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6.25전쟁 이후 시민사회 수준에서 이처럼 활발하게 소통이 일어나고, 단체가 재조직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다며 떨치고 일어났던 적도 없었습니다. 이들은 일견 분열된 것처럼 보이지만 자유민주주의와 개방적인 시장경제 질서를 지향한다는 하나의 구심점으로 뭉쳐 있습니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복권되고 있고, 박정희 부국 대통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아뿔사, 그러고 보니 올해는 건국 70년입니다. 어느 나라든 나라를 세운지 70년 정도가 지나면 허다한 내부 모순과 갈등이 일어난다고 하는 일반 법칙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가 어떻게 세워진 나라입니까.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던 공산주의의 전진을 좌절시키고 그것과 전쟁을 치렀고 기어이 싸워 이긴 그 바탕 위에서 세워진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의 전통과 자부심이 비로소 이론적 역사적 학문적 그리고 정치 운동사적 차원에서 재조명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깨침이 있는 이 아침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독자 여러분들이 세워주신 'PenN(펜앤)'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펜앤은 그 자체로 애국적 시민, 보수의 가치를 아는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태어났습니다. 말 그대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애국시민들이, 오로지 좋은 언론, 거짓말 하지 않는 언론, 국제적 시각을 갖춘 언론, 민주주의 가치를 알고, 시장경제야말로 각인의 능력과 개성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체제라는 신념을 실현해 내는 바로 그런 언론을 만들어 보자는 일념으로 각인의 호주머니를 털고, 노후자금을 털고, 급여를 뚝 잘라내어 그 돈을 모아 만들어 낸 것입니다.

'팬앤'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저로서는 혼돈의 시국 속에서 기적적으로 태어난 이 작은 언론이 새로운 기상에 고무되고, 새로운 정신으로 무장하고, 우리들의 작은 이마에 와 닿는 새 아침의 차가운 기운을 모아, 성심을 다해, 허연 입김을 내뿜으며 앞으로 뛰어갈 것임을 여러분 앞에 맹세합니다. 돌아보면 작금의 사태는 오로지 언론들의 실패의 결과이며, 언론들이 부패한 결과이며, 언론들의 무식의 반증이며, 언론들의 천박함과, 언론사와 그 종사자들의 시대착오적 선동의 결과였던 것입니다. 대체 그들은 누구입니까. 정치인의 자격조차 없으면서 정치를 곁눈질하고, 시민을 가르치려 들고, 시대착오적 어젠다를 강요하며, 언론의 이름으로 감히 사회와 역사를 검열하려 들며, 국민의 수준을 다시 왕조시대 구석진 음모와 갈등과 사문난적의 무대로 되돌리려는 싸구려 시대착오 패거리입니다.

바로 이런 정세 하에서, ‘팬앤은 고고의 성을 울렸습니다. 자신 있냐구요?. 물론 없습니다. 아니 걱정이 앞서고 시도때도 없이 회의감이 어른거립니다. 펜앤이 오늘 201812, 출생의 고고성을 울린다고 해서 하늘의 일각조차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바위를 향해 날아가는 작은 계란이요 힘없이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입니다. 섣부른 낙관의 여지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허용된 전략은 '한걸음을 내딛는 용기'입니다. 그러니 실망과 비난, 비판과 질책은 나중의 일로 예약해 두더라도 먼저 지지와 후원과 애정과 격려부터 보여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뜨거운 마음을 오롯이 쥐고 계시는 동안, 여러분이 한 줄기의 애국심을 가슴 속에 품고 계시는 동안, 그리고 펜앤의 저희들이 있는 동안은 희망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세상이 잠들어 있는 가장 어두운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기운이 싹트는 바로 그 시작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보우하시는 바로 그 길로 걸어갈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정규재 대표 겸 주필 jkj@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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