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귀국한 反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마비 증상 등 테러 후유증 심해"

알렉세이 나발니.(사진=로이터)
알렉세이 나발니.(사진=로이터)

러시아 전역에서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표적 반(反)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首都) 모스크바를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전역 20여개 도시에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도둑이다” “나발니에게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집회에서 총 1천명 이상의 집회 참가자들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대의 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맹독성 물질에 의한 독살 기도 사건이 있은 후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지난 1월 귀국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를 공항에서 체포해 강제 연행했다. 과거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에서 러시아 법원이 나발니에게 정부에 거소(居所) 신고 의무를 명령했는데, 나발니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소자 신분인 나발니에게는 현재 허리와 다리에 마비 증세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독살 기도 사건의 후유증으로써, 통증이 극심해 거동(擧動)조차 힘든상태라는 것이 나발니 측 변호사들의 주장이다. 나발니 측에 따르면 나발니는 외부 의료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도소 측이 이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나발니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갔으며, 현재 체중이 9킬로그램(㎏)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나발니의 아내가 전했다.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스미슈는 “이대로 둔다면 나발니는 며칠 이내에 죽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FBK) 변호사 류보피 소볼이 이날 집회 관련 법률 위반으로 체포돼 연행됐다. 당국의 허가 없이 나발니 지지 집회 참여를 호소한 혐의라고 한다. 이밖에도 나발니의 비서 키리 야스미슈와 전(前) 러시아 하원 의원 블라디미르 리슈코프 등 나발니의 측근들도 체포됐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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