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배당사고' 삼성증권 특별점검… 전 증권사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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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4.09 13:29:47
  • 최종수정 2018.04.0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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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오류 드러낸 이번 사건, 전체 증권사 대상으로 점검할 것"

금융감독원이 우리사주 배당 사고로 주식시장에 혼란을 야기한 삼성증권에 대해 특별점검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6일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을 대상으로 28억1000만 원을 배당하려다 담당 직원의 단순 '클릭 실수'로 28억1000만 주를 배당해버린 삼성증권에 대해 금융당국이 점검에 들어간 것이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와 만나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철저한 사고 수습과 투자자 피해 보상이 신속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구 대표는 이 자리에서 "투자자의 피해에 대해 최대한의 방법으로 구제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삼성증권에 대해 금융위원회 등 금융감독 당국 중심으로 분명하게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삼성증권의 허술한 내부시스템 점검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점검에 돌입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주식 거래의 허점과 증권사 내부 시스템의 문제, 증권사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기존 증권거래소 시스템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며 이런 사고는 증권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시장의 거래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관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삼성증권 주식이 시장에서 대량으로 거래되는데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실제 주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업무를 하는 예탁결제원은 이번 삼성증권 사건에서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각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합해 전체 주식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은 없다"며 "주식 수가 잠시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더라도 매매는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당일 장 마감 후 정산을 해서 주식 수 등에 이상이 있는지 잡아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모든 이상 거래를 걸러내진 못한다"고 시스템 한계를 밝혔다. 이는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이 아닌 다른 증권사에서도 동일한 실수가 발생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산 오류로 입금된 거액의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판 일부 직원의 도덕적 해이도 드러났다. 삼성증권 우리사주 조합원 16명은 500만 주 이상을 매도했다. 한 사람이 100만 주 넘게 매도한 사례도 있었다. 100만 주의 가치를 사고가 난 당시 장중 최저가인 3만5159원으로 계산해도 350억 원이 넘는 거액이다. 삼성증권은 해당 직원 16명에게 대기발령 조치했다. 

삼성증권 내부 시스템의 문제도 여실히 드러났다. 원을 주(株)로 잘못 입력해 지난 5일 최종 결재됐고 6일 오전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내부에서 이를 인지한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수를 막기 위해 동료 직원이 교차 점검하거나 책임자가 재점검하는 절차를 갖추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우리사주 배당금이 돈이 아닌 주식으로 나갔다는 오류를 확인한 뒤에도 이를 수습하는데 37분이 소요되면서 즉각적으로 대응에도 실패했다.

삼성증권이 정관상 발행할 수 있는 총 주식 수가 1억2000만 주인데 이보다 23배나 많은 28억1000만 주가 갑자기 발행됐지만 내부적으로 제동을 거는 전산 시스템이 없었던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금감원은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시장에 유통되면서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을 고려해 주식거래 시스템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삼성증권에 대한 점검이 종료되면 전체 증권사도 점검할 예정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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