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놓고 두 동강 난 국민의힘
중진 "탄핵될 만큼 법을 어긴 게 있나? 지금이라도 석방해야"
초선 "탄핵은 이미 역사가 됐다...김종인이 지난해 대국민사과까지 했어"

서병수 의원
서병수 의원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놓고 두 동강이 났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법을 어긴 게 있느냐며 속히 석방해야 한다고 하자 당내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21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물러난 것은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탄핵을 받아 물러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것이 정당정치이고, 책임정치"라면서 "그런데, 그 정당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의 사과는 지난해 12월 15일에서야 나왔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4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만시지탄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 탄핵'도 역사다.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면서 "지난해 12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과거에 대한 사과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서 의원님의 사과를 간곡히 요청한다. 국민의힘이 진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며 서 의원이 전날 발언에 대해 공개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서 의원의 전날 발언을 거론했다. 그는 "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얘기가 나왔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회초리 세게 맞는 것을 보고서도 떠오른 게 없는지 우리 당 의원들께 진지하게 묻고 싶다"며 "어떤 국민도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하지 않았다"고 반기를 들었다.

김 비대위원도 조 의원과 마찬가지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대국민사과를 되돌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많이 늦었지만 바로 5개월 전에야 우리 당은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해) 국민들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드렸다"며 "이러니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두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놓고 국민의힘 내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주로 중진다선의원들과 초선의원들 간에 대립이다. 

한편 서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서 많은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믿고 있다"며 "과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처리 되어 징역형에, 벌금에, 추징금을 내야 할 정도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괴롭히고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에게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고 요구했고, 홍 직무대행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 사항"이라며 거절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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