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도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불라 화이자 CEO와의 접촉을 통해 화이자 백신 공급 계약한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불라 CEO 역시 자신의 SNS에서 이를 밝히고 있다. [SBS 방송 화면 캡처]
SBS 보도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불라 화이자 CEO와의 접촉을 통해 화이자 백신 공급 계약한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불라 CEO 역시 자신의 SNS에서 이를 밝히고 있다. [SBS 방송 화면 캡처]

방미 중인 일본 스가 총리가 화이자 최고경영자와의 직접 통화를 통해 화이자 백신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가 총리는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 중이다.

이 사실은 지난 18일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 담당장관이 후지 TV에 출연해, 코로나19 접종 대상자인 16세 이상 국민 전체에 접종할 수 있을 정도 규모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고노 장관은 스가 총리와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백신 추가 공급에 실질적으로 합의해, 16세 이상의 접종 대상자의 백신을 오는 9월 말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 열등국’ 일본의 돌파구 마련에 한국 국민 분노 커져...문 대통령은 일체 언급 없어

그러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백신 열등국’인 한국 정부는 뒤늦게라도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이 약효와 안전성이 검증된 백신을 구매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백신구매를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적 희생을 담보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만 매달리는 행태에서 탈피, 코로나 면역체계 형성을 위해 모든 정책적,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화이자 백신 구매협조를 요청해서라도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문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해 대미 반도체 투자 확대와 백신 구매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협조를 연계시켜야 한다는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들이 나서서 백가쟁명식으로 백신 구매 아이디어를 내고 있지만, 정작 문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접종률 0.9%였던 일본은 스가 총리의 승부수로 전환점 마련

사실 일본은 그동안 최악의 백신 열등국이었다. 18일 현재까지 일본의 1차 접종률은 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미 중인 스가 총리가 직접 움직였다. 스가 일본 총리의 방미 마지막 날 첫 일정은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와의 전화 통화였다.

따르면 당초 화이자와의 협상에 백신 업무를 담당하는 고노 장관이 나서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이자는 "장관 대신 총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다소 무례한 요구를 해왔다. 그럼에도 스가 총리는 직접 움직여 화이자와의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스가 총리는 불라 화이자 CEO에게 올해 공급 물량을 앞당기고, 추가 공급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와 직접 얘기하겠다던 화이자 대표에게 스가 총리가 한 수 접어준 굴욕으로 평가될 수도 있지만, 4차 유행이 확연한 일본 내 상황을 고려하면 이만한 방미 성과도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가 총리가 확보한 물량에 대한 구체적 공급 수량과 계약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본 내 접종 대상자 1억1000만명이 모두 2번씩 접종해야 한다는 사실과 기존 계약 물량(1억4400만회분)을 고려할 때 일본이 추가 확보한 물량은 대략 1억회분가량으로 추정된다. 확보한 물량은 9월 말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추가 확보된 백신으로 일본은 접종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총리는 방문 일정 마지막 날 불라 화이자 CEO와의 통화를 첫 일정으로 잡았다. 추가 계약에 성공하면서 백신 낙제국의 오명을 벗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스가 총리는 방문 일정 마지막 날 불라 화이자 CEO와의 통화를 첫 일정으로 잡았다. 추가 계약에 성공하면서 백신 열등국의 오명을 벗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스가 총리의 돌파구 마련에 한국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는 거세져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우리나라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이다. 상대적 박탈감도 깊어졌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이다. 야권의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도 빨리 백신 확보에 명운을 걸어라.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하는 쿼드 가입을 해서라도 백신 공급을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5월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야권에서는 그 회담을 통해 미국에 코로나19 ‘백신 스와프’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 협의체인 쿼드 또는 쿼드 플러스 동참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쿼드 가입을 명분으로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백신 추가 접종을 통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부스터 샷’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 그럴 경우 한국의 백신 확보는 더욱더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 쿼드 가입, 백신 스와프 등 다양한 아이디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확보한 백신을 한국에 일정 부분 우선 공급하고 한국이 대신 이를 나중에 되갚는 ‘백신 스와프’를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안건으로 백신 스와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미 정부 차원의 협력이 있으면 미국 행정부가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문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방미해 바이든과 담판 지어라”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경남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19일 SNS에 이재용 부회장이 문 대통령의 방미에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김 실장은 “대통령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외교안보차원의 담판과 협상을 통해서라도 백신을 구해야 한다”면서 ”최근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들고 반도체 패권을 강조한 바이든에게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함께 앞으로 삼성전자가 중국에 투자와 판매를 줄이고 당장 미국에 반도체 설비공장을 짓고 투자하겠다고 공식약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대한 대가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조기 특별공급에 대한 바이든의 약속을 받아내자는 것이다.

11월까지 전국민 70% 이상 집단면역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간 듯

우리 방역당국은 오는 11월 중 전 국민 70% 이상이 항체를 갖는 ‘집단면역’ 계획을 세웠지만, 백신 도입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된 상반기 도입 백신 물량은 약 1,000만 명분에 불과하다. 2분기까지 접종 목표는 1200만명이다. 현재 접종된 인구는 약 150만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월과 6월 두 달에 걸쳐 1000만명이 접종을 해야 한다. 그런데 백신 공급 세부 일정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이 혈전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 노바백스 생산도 아직 불투명한 안갯속이다. 전 세계적으로 화이자와 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백신 패권주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백신 스와프 요청을 위해서는 한국의 쿼드 가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근우 인천연구원 평화도시연구단장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분명한 국익은 중국 견제”라면서 “백신 문제를 협상할 때 미국이 중국 견제에 대한 동참 메시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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