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 김수영 ‘푸른 하늘을’ 中

시인 김수영

오늘로부터 61년 전, 4·19 혁명이 있었다. 시인 김수영은 이 날을 기점으로 참여시를 많이 쓴다. 그 시작을 알린 시, 문재인 대통령이 4·19 혁명 61주년을 맞아 4·19 혁명 주역들께 바친 시이기도 한 ‘푸른 하늘을’에서 김수영은 자신이 추구하는 자유에 대해 읊는다.

자유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김수영이 시에서 표현하기로, 노고지리 역시 투쟁을 통해 피를 흘리며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었다. 김수영은 4·19 혁명을 통해 푸른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자유가 주어질 거라 기대했다.

4·19 혁명 이후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하고 장면 정부가 세워졌다. 그러나 김수영은 실망했다. 그는 장면 정부 하에서 다음의 시를 발표한다.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 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 김수영 ‘김일성 만세’ 中

장면 정부 하에서도 국가보안법은 그대로 인정되었다. 김수영은 시 ‘김일성 만세’를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에 보내지만 실리지 않는다. 때문에 김수영은 그가 펼치고 싶던 날개를 못 펼친다.

김수영은 자신이 원하던 자유를 얻다가 자신을 포함한 국민 모두의 자유를 침해할 뻔 했다. 그의 참여시는 4·19 혁명을 순수하게 추진하려던 시민들, 그리고 4·19 혁명 이후 하야한 이승만 대통령까지 모두를 모욕하는 행위였다. 대한민국의 체제를 자유민주주의로 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것이 김수영에게는 억압이었나보다.

자유에 대한 왜곡된 관점이 대한민국에 만연하다. 자유민주주의를 침해할 자유는 그 누구에게도 없음에도, 이것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만연히 행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선배 세대로부터 이어져 온 지식 또한, ‘꼰대’라는 이름으로 폄하되고 있다.

황선우 작가 (前 세종대 트루스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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