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통합 우려하는 국민의당,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신설통합 담판 노려
밖에선 '야권통합, 정권교체' 한목소리, 안에선 속도와 방식 놓고 평행선 달릴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에 속도를 내려는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 거리를 뒀다. 전당대회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새로 들어서기까지는 합당 의사가 없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 대표 대행은 18일 언론에 "국민의당에서도 통합 찬성 의견이 모인다면 당장 다음 주말이나 그 다음 주초에라도 양당의 합당 선언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4.7 보선 직후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훼방에도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속도를 내려 하고 있다. 지도부는 오는 19일 전국 시도당 위원장 회의에서 합당에 대한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일단락 짓기로 했다. 주 대표 대행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 이어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도 합당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주 대표 대행이 합당의 큰 틀을 정하고, 실무 논의에까지 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지만 안 대표는 당내 이견을 부각시키며 당장의 합당 추진에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안 대표는 전날 충청 지역 당원 간담회를 마친 뒤 "통합에 대해 찬성하는 분도 반대하는 분도 있다"며 "찬성하면서도 여러 가지 우려하는 게 많았고,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는 발언을 추가로 하기도 했다.

흡수통합이 될 것을 우려하는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와 '합당 담판'을 지으려는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당 대 당 통합을 바라는 국민의당으로서는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와 통합 논의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대권을 노리는 안 대표로서도 흡수통합이 아닌 신설통합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에 늦출수록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당분간 '야권통합, 정권교체'라는 대의에서는 양측이 서로 한목소리를 내겠지만 합당의 추진 속도와 방식에선 입장차를 보이며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안 대표가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와 소통을 시작하며 합당 시점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변수에 따라 연말로 늦출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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