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국 항공모함이 사상 최초로 남중국해에 동시 진입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 동방일보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CVN-71)을 기함으로 하는 제 9 항모 강습단(CSG9)은 6일부터 이틀간 남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싱가포르 해군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태평양을 항해 중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미 7함대 웹사이트 캡처)

미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일대 섬에 군사시설을 짓고 비행훈련을 강화하는 중국에 맞서 남중국해에 군함을 잇달아 파견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였다. 루스벨트 함은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CV-17) 및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과 함께 전단을 구성했으며, 싱가포르 해군에서는 호위함 등이 참여했다.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여겨지는 이번 훈련에서 미국과 싱가포르 해군은 함포 사격, 방공 훈련, 항공기 이착륙 등 실전같은 훈련을 단행했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중국도 항모 랴오닝(遼寧) 전단을 동원해 5일부터 남중국해 하이난(海南)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은 40여 척의 군함을 동원했고 '훙(轟)-6K' 전략 폭격기 12대까지 남중국해로 출격시켜 대규모 훈련을 전개했다.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대응해 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년 만에 보아오(博鰲) 포럼에 참석한 후 랴오닝함 전단을 직접 검열하는 관함식(觀艦式)을 거행할 예정으로 양국의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항행의 자유' 작전을 늘리고 있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양국 항모의 남중국해 동시 진입으로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전개한 것은 미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분노를 나타낸 것이자, 남중국해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아오 포럼을 통해 대외에 천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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