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철군 시점 9월 11일까지로 못박아
"중국과 러시아라는 더 큰 도전에 대처해야"
"아프간 정부 계속 지원할 것...철군 기간동안 탈레반이 공격하면 총력 대응"
"철군 발표 전 부시 전 대통령과 대화" 밝히기도...국립묘지 찾아 희생 미군 추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완전 철군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다음 달 1일부터 9월 11일 이전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군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면서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이며, 이제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분해된 사실을 거론하며 "분명한 목표로 전쟁에 나서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 시점을 9월 11일까지로 못박은 것은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 측과 합의한 5월 1일에서 4개월여 가량 더 늦춰진 것이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출구로 성급하게 달려가지 않을 것이며, 책임감 있고 신중하고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우리보다 더 많은 병력을 아프간에 주둔 중인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완전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탈레반과 전쟁을 또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우리의 입지를 결정하고 오늘과 미래에 닥칠 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라는 더 큰 도전에 대처하고자 미국 외교정책을 조정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철군하면) 군사적으로 아프간에 계속 관여하지 않겠지만, 우리의 외교적이고 인도적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아프간 국방 및 안보군을 계속 지원할 것이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 협상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철군 결정에 대해 "동맹과 파트너, 군사 지도자 및 정보 전문가, 외교관과 개발 전문가, 의회 및 부통령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내린 결론"이라고 밝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철군하는 동안 탈레반이 공격을 감행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발표 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는 아프간 전쟁은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로 촉발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그 다음 달 7일 미군과 영국군이 탈레반과 알카에다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발표하면서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미군 2천300명이 숨지고 2만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조 달러(약 2천230조 원) 가량의 전비가 소요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하며 미군의 완전 철군 방침을 공식 발표한 장소는 백악관 트리티룸으로 당시 부시 대통령이 전쟁 개시를 알린 곳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발표 직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희생 미군을 추모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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