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전체 12조원으로 추산되는 상속세 납부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최근 이건희 회장 명의의 미술품과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쳤으며 본격적인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재산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19조원 상당과, 감정평가액 기준 2조~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술품 등이다. 여기에 한남동 자택과 지분 절반을 소유한 용인 에버랜드 땅 등 부동산, 현금 등을 합하면 상속 자산이 22조∼23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는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가 주식 지분만 11조원에 달하고 미술품·부동산·현금 등 기타 자산에 대한 상속세만도 '1조원+α(알파)'에 달해 전체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유족들은 상속세를 최대 5년간 분할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확정된 상속세가 총 12조원이라면 2조원(6분의 1)을 이달 말 납부하고 나머지는 연 1.8%의 이자를 적용해 5년간 분할납부 하는 것이다.

유족들은 일차적으로 주식 배당금을 통해 상속세를 낼 것으로 보이며, 부족한 상속세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일부 제2금융권 대출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과 유족들은 작년 회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까지 총 1조3079억원을 배당받았다. 다만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은 최근 3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어서 특별배당이 없는 평년에 총수 일가가 받는 정기 배당금은 이보다 적은 8000억원 가량에 그칠 전망이다.

국보급 문화재와 고가의 근현대 미술 등 약 1만3000점에 달하는 이건희 회장 소유 미술품 중 일부는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 소유 미술품 중엔 정선의 인왕제색도, 조선시대 청화매죽문 항아리 등 국보 30점, 보물 82점 등 국내 문화재와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알베트로 자코메티 등 세계적인 미술가의 작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는 그동안 미술품을 유족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해외로 매각하면 귀중한 자산이 유출되는 것이라며 그간 상속세 물납제 허용을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이광재 의원이 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중이고 기획재정부도 미술계의 건의에 대해 관련 검토를 진행중이지만 물리적으로 4월 말까지 결론이 나긴 어렵다.

삼성전자는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중이며 최근 충수가 터져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변호인을 통해 상속 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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