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70-범민련, 7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100명 안팎 모여 반미시위
북한이 규정한 제주4·3과 동일한 역사 인식과 표현… 친북성향 드러내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이적(利敵)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는 7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제주4·3이 미국의 개입으로 실패했다며 미군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조준경 기자)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이하 제주4370)가 이적(利敵)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이하 범민련)와 함께 7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반미(反美)시위를 가졌다.

제주4·3의 진상을 국민에게 알릴 목적으로 활동하는 '제주4370'이 대한민국 건국에 반대하던 남조선로동당(당수 박헌영, 이하 남로당)이 일으킨 무장봉기인 제주4·3의 실패가 미국 개입 때문이라는 친북(親北)적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범민련은 연방제 통일과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한의 주장을 국내에 알리는 일을 하다가 1997년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았다. 이날 반미시위에는 범민련 부경연합 이석우 부의장이 모습을 보였다.

이 부의장은 "우리민족끼리 통일을 논의하고 있는 요즘 기분이 좋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민족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부의장은 "제주4·3 진압을 배후에서 주도했던 미국과는 연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의 박찬식 운영위원장은 "미국은 그동안 제주4·3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말했지만 1948년 4월3일은 대한민국 건국 전이고 해방 후 3년간 미군정 시절로 당시 제주4·3사건 진압 과정에 투입된 경찰과 군인은 미군정과 미군의 관리에 있었다"며 "지난 70년간 미국에게 책임을 묻는데 소극적이었던 우리가 이제는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경연합 이석우 부의장.(윤희성 기자)

 

자신을 민중민주당 학생당원이라고 소개한 채은샘 씨는 "미국놈 몰아내고 우리민족끼리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라는 구호를 외쳤고 반미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민대협)는 '미제놈들은 학살자고 한미동맹을 파기해야 한다'는 구호와 플랜카드를 외치거나 들었다. '미국놈', '미제놈', '우리민족끼리', '한미동맹 파기' 등 북한에서나 쓰는 용어들을 구사했다.

실제 이날 제주4370과 범민련이 연대한 반미투쟁은 북한이 제주4·3 사건을 자주통일·반미(反美)투쟁으로 규정하는 것과 궤를 같이했다.

북한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제주도인민들이 미제와 이승만친미역적패당의 5.10 단선을 반대하는 투쟁을 벌린 때로부터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며 "제주도인민봉기는 해방후 외세의 간섭을 반대 배격하고 조국의 자주적 통일독립을 이룩하기 위한 남조선인민들의 한결같은 지향과 불굴의 기개를 힘있게 과시한 의로운 반미구국항쟁이었다"고 지난 3일 규정한 바 있다.

 

반미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민대협)가 내건 플랜카드에는 '한미동맹 파기하라'는 글자가 적혀있다.(윤희성 기자)

 

이날 반미시위에는 100명 안팎의 인원이 모였다. 참가단체는 제주4370과 범민련 외에 소속을 알리는 대형 깃발을 기준으로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 정치통일위원회, 양심수 후원회,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전국철거민연합, 통일과사회정의실현민중연대(통사민), 더불어만드는우리세상국민대모임, 평화협정운동본부 인천본부 등이 있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1948년 5월10일 제헌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4월3일, 북한 김일성에게 충성했던 좌익 정치집단인 남로당 제주도지부가 12개의 현지 경찰서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습격해 27명을 살해한 사건을 시작으로 1950년 6월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일어난 6·25전쟁이 끝나는 1953년 7월27일까지 이어진 좌익들과의 전쟁이었다.

1948년 4월3일 남로당 제주도지부가 경찰서를 습격하기 전인 1947년 3월1일부터 일어났던 대한민국 건국세력과 북한 김일성을 따르는 좌익세력과의 크고 작은 무력 충돌까지 감안하면 제주도 한라산에서 벌어진 좌익과 우익의 7년 전쟁이 제주4·3이다.

제주4370은 남로당의 이적행위인 제주4·3사건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단체로 문재인 정부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이 4·3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식의 엉뚱한 주장을 내건 반미시위를 기획하며 이적단체와 손까지 잡았다.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는 남로당은 숨기고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은 미국을 통일방해, 내정간섭, 전쟁위협 등의 책임이 있다는 식의 주장까지 펼친다.

제주4370의 강호진 위원장은 “70년이 지났지만 미국이 4·3사건에 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미국 대사관 측에 사과 요구 서한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강 위원장은 “범민련이 집회에 참가하는 것은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지만 같이 연대해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이키, 뉴발란스, 리복, 반스 등의 미국 브랜드 신발을 신고 미국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해 한반도기를 들고 6·15공동선언 찬가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는 젊은 사람들도 있었다.(윤희성 기자)

 

한편, 남로당은 여운형·박헌영 등이 당수를 맡은 바 있는 해방 공간에서 존재했던 좌익 정치세력이며 1945년 9월 박헌영이 세운 조선공산당을 중심으로 사회주의자들이 연대해 그해 11월 만들어졌다.

남로당은 대한민국 건국에 반대하는 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이면서 1946년 2월 소비에트 연방(이하 소련)의 꼭두각시인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만들어진 사실상의 정부 ‘인민위원회’의 대한민국 건국 방해 공작을 적극 도왔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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