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의원들과 '대깨문'들의 적반하장...언제쯤 정신차릴까?
고개 숙인 초선 의원들 향해 "배은망덕한 인간들" "쓰레기들" 맹비난
정청래 "조국이 문제? 총선은 어떻게 승리했나" 신동근 "의리 없는 족속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년 동안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4.7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부족하지만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참패의 원인으로 '조국 사태'를 꼽았다.

하지만 당내 일부 '친문(親文)' 의원들과 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자를 지칭하는 이른바 '대깨문'들은 되려 이들을 '초선 5적'으로 지목하고 출당을 요구하는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국이 뭘 잘못했냐'는 식이다. 네티즌들은 "민주당의 영원한 장애물" "영원히 역사속으로 사라져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친문 의원들과 '대깨문'들을 비판했다.

민주당 2030세대 초선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의원은 지난 9일 보궐선거 참패를 반성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보궐선거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론했다. 이에 '대깨문'들은 광분했다. 주말 동안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들을 '초선 5적'이라 부르며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당원은 "배은망덕한 인간들"이라고 했고, 또 다른 당원들 역시 "쓰레기들" "내부 총질하는 초선족" 같은 비난 글을 연이어 올렸다.

친문 핵심 의원들도 '대깨문'들의 비상식적인 초선 의원들을 향한 비난에 합세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조국과 검찰 개혁이 문제였다면 총선 때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나"라며 "우리 정체성을 부정하면 지지층 동지들을 잃는다"고 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머리는 좋지만 의리 없는 족속들"이라며 "왜 하필 민주당에서 정치를 하는지, 겉멋만 들어서 그 의미도 모르고 철학도 없이 우리의 지향과 가치도 버리자고?"라고 했다. 초선 5인 성명에 참여한 장경태 의원은 쏟아지는 비난에 결국 "조 전 장관이 잘못했다고 얘기한 것이 아닌데 왜곡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정신 못차린 친문 핵심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일부 재선·중진 의원들은 초선 의원들을 지지하며 힘을 실어줬다. 4선의 노웅래 의원은 "폭풍 쇄신만이 민심"이라고 했고, 재선 조응천 의원도 "재·보선 첫 번째 패인은 시민이 오만한 태도를 바꿀 방법이 없다고 느낀 데 있다. 아직도 기득권과 무오류의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반성과 의견 표출조차 문자와 댓글로 위축된다면 국민은 민주당의 경직성에 더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 초선 의원들에 이어 재선 의원 49명 역시 12일 긴급 모임을 갖고 선거 패인과 당 쇄신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1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 등 당 지도부 구성과 최고위원 선발 방식 등 현안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 또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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