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발생되는 혈전 논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자체를 8일부터 보류시켰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에 대해서 “문제없다”던 태도에서 백팔십도 달라진 태도이다. 이 같이 정부 태도가 돌변하자 국민의 불안감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한 국내 혈전 발생 환자는 3명에 불과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책과 보완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많다.

백신 구매 지연 비판에 시달려온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를 강력한 대안으로 강조해왔다. 65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세대에게는 안전한 백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60세 이하 세대에게 가장 위험하다는 게 글로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정부로서는 아스트라제네카에게 배신당한 셈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보류·연기돼 8일 오전부터 특수·교육 직군 대상자들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광주 북구예방접종센터(전남대 북구국민체육센터)가 한산한 모습이다. 

천은미 교수, “다른 대안 있다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안 맞는 게”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화이자 등 다른 백신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자체를 그만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그만두게 되면 2분기에 우리 국민이 맞을 백신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자 방역 당국이 7일 60세 미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은 이날 ‘백신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대상 중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한시적으로 보류하고, 8일로 예정됐던 특수교육·보육, 보건 교사, 어린이집 간호 인력, 장애인 시설 종사자 등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유럽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이 잇따라 보고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의약품청은 7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 생성의 매우 드문 사례와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특이 혈전과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 성인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권고를 유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전체적인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보다는 크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유럽의약품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발생한 혈전에 대해 이 백신과의 연관성을 추가로 분석할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①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 갈수록 심각해져...안전하다던 방역당국 주장은 거짓말?

현재 유럽에서는 2500만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500만 명 중에서 86개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다. 영국에서는 2000만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고 그 중에서 79개 사례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약 25만명 중에서 1명 정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발생한 혈전이 굉장히 희귀할 뿐 아니라, 예방이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혈전이 생기면 혈액 응고와 관련된 혈소판이 많아진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에 생기는 혈전에서는 혈소판이 줄어들면서 출혈이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천 교수는 국내에서 발생한 3가지 혈전의 사례가 모두 임상에서 볼 수 없는 혈전이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전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주장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원래 혈전의 발생 빈도가 그 정도는 된다.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전이라는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역 당국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천은미 교수는 "다른 대안이 있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천은미 교수는 "다른 대안이 있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②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만 부작용 위험? ...희귀 혈전은 젊은 층에게서 집중 발생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당초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만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접종 후 희귀한 혈전은 주로 젊은 층에게서 발생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유는 ‘백신으로 인한 과다 면역 반응이 주로 젊은 층에게서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우리 방역당국은 60세 미만의 접종 대상자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했다.

독일과 네덜란드도 60세 미만, 캐나다와 프랑스는 55세 미만에 대해 AZ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영국은 30세 미만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신 다른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앞서 영국에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1800여만명 중 30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하고 7명이 숨지면서 보건 당국이 30세 미만 젊은 층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생긴 3건의 사례 중, 2건이 젊은 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③ 희귀 혈전 생겼다고 바로 사망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희망적?

국내에서 발생한 희귀한 혈전의 사례는 총 3건이다. 그 중 가장 마지막 사례는 지난달 17일 20대 여성 의료 기관 종사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지난 5일 다리와 폐에 혈전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 이후 방역 당국은 “해당 환자는 혈전 용해제 치료를 받아 지금은 호전된 상태”라고 밝혔다.

천은미 교수는 “희귀한 혈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주로 2주 이내에 발생한다. 이 혈전이 희귀하긴 하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일반인들이 그 증상을 놓치기 쉽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두통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복통이 온다든지 숨이 찬다든지 다리가 붓는다면 혈전과 연관이 있는 증상이다. 따라서 초기에 진단을 하게 되면 면역 글로불린을 투여로 호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희귀한 혈전이 생성됐다고 해서 바로 사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④ 다른 백신으로 대체해야하는데 백신이 없다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진행자가 천은미 교수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안 맞췄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냐?”고 묻자 천교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2분기에 접종 가능한 백신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나 국민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되, 부작용이나 증상에 대해 철저히 알리고 초기에 확실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천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제품에 경고 문구를 붙여야 한다”며 “현재 경고 문구가 없기 때문에 의사들이 접종 대상자들에게 설명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주장했다. 의사로부터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못 들은 상태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도 모르고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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