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8일, 美대사관 앞 민중민주당 '미군 철거 1인 시위' 자리 탈환
'우파삼촌' 김기환 씨, "대사관에서 와서 '고맙다'고 한 게 기억에 남아"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 "한미동맹 외친 지 1년...정치권에서 아무 관심 없다"
주한미국대사관 앞 ‘민중민주당 농성장’ 탈환 1주년을 기념해 7일 오후 관계 시민단체들이 미대사관 앞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자유연대(대표 이희범)가 미대사관 앞 전봇대 자리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4월8일의 일이다. 당시 민중민주당은 철제 구조물을 설치해 놓고 ‘주한미군의 철거’ 등을 요구하며 930일 넘게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날 아침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민중민주당 관계자들이 자리를 비운 것을 보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주한미군의 ‘철거’를 요구하는 철제 구조물이 치워지고, 대신 그 자리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내걸리는 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민중민주당 측의 거센 반발도 있었다. 민중민주당 측은 자유연대 측이 해당 자리를 점거한 것을 두고 ‘삼봉로 사태’라고 부르며 ‘극우(極右) 무리의 준동’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찰이 ‘삼봉로 사태’를 적절히 해결해 주지 않는다며 경찰청과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항의 시위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1인 시위’의 시위 장소는 ‘선점(先占)한 자에게 우선권이 돌아간다’는 원칙에 따라 그 자리가 민중민주당 관계자들에게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이후 수많은 시민들이 자유연대의 ‘1인 시위’ 현장을 찾아와 ‘미 대사관 지킴이’를 자처하며 ‘24시간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해 왔다. 그런 것이 벌써 1주년을 맞은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상진 사무총장은 “내가 차지한 자리에서 하루만 ‘1인 시위’를 하고 말 생각이었는데, 주위에서 ‘1인 시위’를 이어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많은 봉사자들이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니 ‘괜히 빼앗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상진 사무총장에 이어 연사(演士)로 나선 김기환 씨(유튜브 채널 ‘우파삼촌tv’ 운영)는 ‘미 대사관 지킴이’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미 대사관으로부터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을 꼽았다. 김 씨는 “어느 날 ‘1인 시위’ 중에 미 대사관 한국인 직원들이 왔다”며 “당신들이 여기에 와서 ‘미군 철거하라’고 주장하는 민중민주당을 몰아내고 ‘한미동맹 강화’를 외쳐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사관에서는 고맙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미 대사관 지킴이’ 1주년을 맞이했는데, 정치권에서는 아무 관심도, 반응도 없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오늘날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이 성립된 것은 1882년 ‘조미통상수호조약’ 이후로 우리나라 독립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진이며, 이 조약으로 말미암아 우리 후손들이 누대에 걸쳐 갖가지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한 이승만 대통령의 성명문을 소개하며 “머나먼 이국(異國) 땅에 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미군에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7시경 시작된 기념 행사는 오후 8시30분경 끝났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행사 시작 전 “한미동맹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지게 하심에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 드립니다”하는 내용의 기도를 올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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