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靑 대변인 발표..."여사가 가장 자연스럽고 공식적"
북한에서 쓰는 호칭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文정부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가 끝난 뒤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남측 예술단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연합뉴스)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가 끝난 뒤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남측 예술단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연합뉴스)

청와대가 북한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에 대한 호칭을 ‘여사’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부르는 호칭을 우리 정부가 그대로 수용해 김 씨 일가 우상화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서도 여사라는 호칭을 쓰고 있고, 북한에서도 리설주 여사라고 표현한다고 한다”며 “(리설주에 대해) 여사로 호칭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공식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는 2월 8일 열린 건군절 열병식 보도 이후 리설주에게 ‘동지’가 아닌 ‘여사’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호칭의 변화는 북한이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면모를 부각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약화시키고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비판을 ‘물타기’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리설주를 '여사'로 호칭하는 것은 김 씨 일가 우상화 작업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사’라는 호칭은 북한에서 식견과 교양이 풍부하고 사회적 활동을 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김일성의 아내 김정숙 이후로 ‘여사’ 호칭은 리설주가 처음이다. 북한은 김정숙을 ‘혁명의 동지’ ‘위대한 어머니’로 선전했듯이 앞으로 4대 세습을 고려해 리설주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지난달 24일 보도에 따르면 아직 만으로 28세밖에 안 되고 뚜렷한 성과도 없는 예술단 출신의 '어리고 작은 여자' 이미지인 리설주를 '여사'로 부르는 것에 대해 북한주민들은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청와대와 정부는 앞서 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장 등 여러 개의 직함을 가진 김정은의 호칭을 ‘국무위원장’으로 쓰기로 했다. 북한이 최근 남한과 대화 국면에서 여러 직함 중 ‘국무위원장’을 앞세웠는데 이를 정부가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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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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