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부활하는 영상 보며 그 자리에서 펑펑 울던 내 모습 생각하니 한심하고 부끄럽다"

전준영 천안함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 (사진=연합뉴스)
전준영 천안함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규명위)가 천안함 장병 사망 원인 재조사에 착수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준영 천안함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은 6일 "서해수호의 날 쇼에 속은 내가 바보"라며 "그날만큼은 진심인 줄 알고 정부에 감사했다. 천안함이 부활하는 영상을 보며 그 자리에서 펑펑 울던 내 모습을 생각하니 한심하고 부끄럽다"고 분노했다.

전준영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말한 뒤 "청와대, 국방부,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항의하는 건, 차디찬 바다에서 돌아가신 46명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전우가 전우를 살린 58명의 명예 회복을 위한 진정성있는 사과 뿐"이라고 했다.

전 회장은 "군사망조사위는 '절차상 문제 없다. 고지 의무 없다'고 하고 청와대는 '진상규명위는 독립기관이라 청와대가 터치할 수 없다'고 한다"며 "국방부는 '세부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위임전결 처리했다'고 한다"고 개탄했다.

전 회장은 "군인 여러분 국가를 위해 희생하지 마세요. 저희처럼 버림받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공유하며 현재의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 회장은 7일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지키다'라는 페이스북 계정에 재조사 필요성을 주장한 글이 올라온 것을 공유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지키세요. 저는 104명 승조원, 그리고 유가족 분들을 지키겠다. 쪽수가 밀려도 진실은 이긴다"고 했다.

한편 규명위는 지난해 12월 '천안함 좌초론' 등 음모론을 퍼뜨려온 신상철의 진정을 받아들여 천안함 전사 장병 사망 원인 재조사에 착수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각하한 바 있다.

천안함 전사자 고(故) 이상희 하사 부친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고 민평기 상사 형 광기씨,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6일 청와대 연풍관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면담했다. 이들은 면담 자리에서 ▲문 대통령 면담 ▲규명위의 재조사 결정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와 이인람 위원장 등 책임자 처벌 ▲청와대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청와대 측은 이들의 요구에 "규명위는 독립기관이라 청와대가 개입할 수 없다"며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이후 지금까지 이번 건에 대한 언론 기사만 보고 있을 뿐 별도 보고를 받거나 내부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따로 설명 들은 것이 없어서 설명드릴 것이 없다. 필요하다면 알리겠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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