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 유지하는 한국에 중국의 도전에 함께 맞서길 요구

미 국무부(연합뉴스)

미 국무부가 지난 3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결과와 관련해 중국의 요구를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함께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한국이 ‘쿼드(Quad)’ 협의체 참여 등을 주저하며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무부가 한국을 중국의 도전에 함께 맞설 중요한 파트너로 거듭 규정한 것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나온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문제에서 첨단 기술까지 한국에 동참을 요구한 것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중국이 우리의 안보, 번영, 가치에 가하는 도전과 우리가 이 경쟁을 수행하는 방식은 21세기를 규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3일 왕이 외교부장이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며,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해 모든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중국은 5G, 반도체 집적 회로,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협력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한국과 기꺼이 함께 일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첨단 기술에서 중국 편에 설 것을 압박한 것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의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행동과 결합한 군 현대화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우리의 사활적 이익에 갈수록 긴급해지는 과제를 던져준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신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중에 나온 왕 부장의 첨단기술 협력 제안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VOA의 질문에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코비드19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외국의 선거 개입과 부패에 맞서며, 사이버 공간 방어를 강화하는 한편 미래 기술을 창조하고 확보하기 위해서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의 도전을 다룰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무부는 왕 부장이 지난 2월 16일 정의용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대북 적대정책 중단과 대북제재 완화 주장 등을 한국에 요구한 데 대해 “비핵화가 미국 대북 정책의 중심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어떤 접근법도 효과를 거두려면 조약으로 동맹을 맺은 일본, 한국과 보조를 맞춰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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