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는 고위공직자수발처의 줄임말이냐?"
김학의 前 차관 불법 출금 의혹 피의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자신의 관용차 제공한 김진욱 공수처장에 비판과 비아냥 쏟아져
"다른 피의자들이 같은 대우 요구하면 안 들어줄 재간 있나?"

법조계와 야권에서는 김진욱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금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과지난달 면담하고도 조서를 남기지 않아 ‘황제 조사’ 논란이 인 데 이어, 이번에는 이 지검장을 ‘모시기’ 위해 자신의 관용차까지 내어줬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황제 영접’ 논란으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김 처장 뒤로 김 처장의 관용차가 보인다.(사진=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김 처장 뒤로 김 처장의 관용차가 보인다.(사진=연합뉴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제 조사’ 논란에 이어 ‘황제 영접’ 논란의 중심에 선 김진욱 공수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김 처장을 맹비난했다.

해당 글에서 김 변호사는 “공수처장의 관용차가 졸지에 피의자 의전 차량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무슨 수사를 논할 수 있겠느냐”며 “중요 피의자에 대한 ‘황제 영접’ 수사까지 하는 공수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법 앞의 평등, 형평성이 가장 중요한 수사 절차에서 다른 피의자들이 ‘나도 이성윤과 똑같은 대우를 해 달라’고 요구하면 안 들어줄 재간이 있느냐”며 “김진욱 공수처장은 즉각 사퇴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처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야권에서도 터져나왔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아니라 ‘고위공직자수발처’의 줄임말이라는 식의 비아냥까지 듣게 된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처장의 ‘황제 논란’과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수처장이 대체 개념 있는 분인지 아연하다. 출범 초기인데 처음부터 저렇게 되면 신뢰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진영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니, 누가 고위공직자수발처를 고위공직자수사처라고 가짜 뉴스를 퍼뜨렸던 거지”라는 내용의 글을 적으며 김 처장의 행태를 비꼬았다.

이성윤 지검장과 관련한 ‘황제 영접’ 논란은 이날 이 지검장이 공수처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 인근 골목에서 김 처장의 관용차에 탑승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점화됐다. 이 지검장이 정부과천청사를 출입하면서도 이 지검장의 출입 기록이 남지 않아 이 지검장이 청사에 등록된 차량을 타고 공수처로 들어왔을 가능성은 진작에 제기된 바 있는데, 그 증거가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 처장이 이 지검장을 면담하고도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황제 조사’ 논란이 인 바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 금지 조처 사건을 수사하려는 수원지방검찰청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의자를, 그것도 해당 사건의 공소권이 공수처에 있다는 주장을 하는 상황에서 공수처장이 직접 만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한편,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조처 사건의 공익신고자는 김 처장이 이 지검장을 만난 후 작성했다는 수사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됐다며 김 처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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