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7 보궐선거가 2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 가운데, 여야 모두 투표를 독려하고 나섰다. 일명 '마의 35%'로 불리는 보궐선거 투표율 때문이다.
문제의 '마의 35%' 구간에 정체될 경우, 특히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야당은 투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반면 여당의 경우, 지지율 결집을 통해 야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前 당대표의 발언에서 집권여당 측의 속내가 읽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지금부터 얼마나 (지지층이) 결집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즉, 사전투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오느냐, 또 어떤 사람들이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김어준의 디스뵈이다'에 출연했던 그는 "아주 선거가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니까 거의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민주당 측 지지층이 결집하면 이번 보궐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2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급박한 상황'이다. 해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보궐선거 투표율이 기존 선거 투표율보다 낮았는데, 그동안 진행됐던 여론조사 결과 등의 지표만 보고 있다가는 '정권심판 교두보 확보'는커녕 자칫하다간 대여(對與) 투쟁 동력까지 잃을 수도 있다"면서 "'이길 것'이라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결코 헛된 소리가 이닐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과거 보궐선거 투표율과 현재 집계된 유권자 수를 통해 어떤 상황인지 직접 알아봤다.
집권여당 소속 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여직원 성추행'으로 시작된 이번 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서울과 부산이다. 지난달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는 1천216만1천624명이다. 그중 서울과 부산 유권자는 각각 842만5천869명·293만6천301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기존 보궐선거 투표율을 따져 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2017년 4월12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의 평균 투표율은 28.6%였다. 당시 기초자치단체장 투표율은 35.4%에 불과했다. 2015년 4월29일 치러진 재보궐선거가 비록 국회의원 선거였지만, 그마저도 약 32%(오후 8시 기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번의 재보선에서 '마의 35% 선'이라는 공통점이 도출되는 부분이다. 즉, 이번 서울·부산 총 유권자 1천만여 명 중 35%는 350여만 명이 투표 예상인원이 되는 셈이다.
이번에도 '마의 35%'를 대입하면 서울과 부산 투표 예상인원은 각각 280만명·100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31일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인데, (국민의힘에서 오세훈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되더라도)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느냐"라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이 발언해 논란을 야기했었다. 그의 발언 기저에는 전체 서울 유권자 840여만 명 중 약 92.6%(109명 중 101명)가 민주당이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를 다시 투표 예상 인원의 92.6%로 환산했을 때 최소 259만여 명은 '민주당 지지세'로 읽혀진다는 것.
결국 지금까지의 계산을 종합하면 "민주당과 싸워서 이기겠느냐"라던 이낙연 민주당 상임위원장, "거의 이긴 것 같다"던 이해찬 전 당대표의 말이 허언(虛言)이 아닐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의 우려다.
이를 두고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1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 이후 정국의 향방은 결국 이번 재보선 투표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린 셈"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2일부터 시작된 사전투표를 직접 참여 중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사전투표에 나섰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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