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대구地檢 안동지청장,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늘리는 방향 최우선적 고려 요망"
현직 검사가 윤석열 전(前) 검찰총장을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박철완 대구지방검찰청 안동지청장은 31일 검찰 인트라넷에 글을 올리고 윤석열 전 총장이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글에서 박 지검장은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행태의 정치활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법질서 수호를 위한 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되어 보인다”며 “비록 현직은 아니시지만 검찰 수장이었던 분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늘리는 방향이 무엇인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지난 4일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한다며 전격 사퇴한 이래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 수사에 대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오는 7일 실시 예정인 서울특별시·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를 두고는 ‘정권 심판의 장(場)’으로 규정하며 시민들에게 투표할 것을 적극 장려하기도 했다.
박 지검장은 윤 총장의 이같은 행보를 염두에 두고 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박 지검장은 전·현직 법무부 장관(추미애·박범계)을 비롯해 여러 인사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아 온 인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지청장은 여권이 강력 추진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대해서는 “여당이 피상적 논리를 앞세워 새로운 수사 기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고 했고, 한명숙 전(前) 국무총리 사건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사건에서 ‘기소’ 의견을 강력히 낸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연구관(부장검사)에 대해서는 “임 검사는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지었다.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불리기도 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는 인터넷 언론 미디어워치(대표이사 황의원)에 편지를 보내 윤석열 총장에게 지지를 보내는 일부 보수 세력에 대한 반감 표출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해당 편지에서 최 씨는 “지금 보수주의가 갈 길을 잃고 탄핵 무효를 걷어차고 윤석열을 치켜세우는 것은 정의도 진실도 아니”라며 “박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다가 그 원흉(元兇)인 윤석열에게 화환을 보내고 지지를 보내는 건 영혼이 없는 것” “윤석열 본인이 말도 안 되는 탄핵을 만들고 짜깁기해서 강행한 원죄를 소상히 밝히고, 그 탄핵의 무효와 진실을 밝혀내는 길에 섰을 때 그(윤석열)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 보수 일각에서 보이고 있는 윤 총장에 대한 지지 표출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그간 ‘탄핵의 주범(主犯)’이라는 평가를 받아오며 보수 세력의 비판을 받아왔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수 진영 내에서도 호감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실제로 ‘반문’(反文) 행보를 보인 적이 없다고 지적하는 인사들도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