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앤드마이크 단독 보도 이후 논란 확산된 이재준의 수상한 식사동 아파트 매수...식사동 주민들은 '반발'
본질은 식사동 주민들을 죽이려는 게 아냐...도추연은 이재준 의혹을 잘 살펴봐야, 분명 문제가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연합뉴스)

고양시 식사동과 풍동 등 시민들로 구성된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이하 도추연)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펜앤드마이크는 앞서 지난달 29일 경기도 고양시 토지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준 고양시장의 다소 수상한 아파트 거래에 대해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어 SBS 등이 추가 보도를 했고, 대다수 네티즌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지난달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1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 공개'에 따르면 이재준 시장은 지난해 3월 27일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일산자이4단지 아파트 1채(162.7㎡)를 7억 1500만원에 매수했다. 이 시장이 해당 아파트를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한 건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펜앤드마이크는 식사동 주민들이 오랜 시간 싸워 쟁취한 '트램'을 폄하하거나 무산시킬 의도도 전혀 없다. 다만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대목은 이 시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고, '꼼수'로 보이는 방법을 사용해 교묘하게 시세 차익을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장이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를 매수할 당시 식사동 일대는 별다른 교통 호재가 없어 집값 상승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고양 창릉신도시~서울 은평가 새절역까지 이어지는 고양선을 개통하고, 식사동에는 '트램'을 건설한다고 발표하면서 식사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게다가 이 시장이 아파트를 매수한 시점에 고양시는 비조정지역이었기 때문에 매매가 대비 70%정도로 대출이 여유로웠다. 이 시장은 지난해 3월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를 매수하기 5개월 전인 2019년 10월 정부에 '고양시 조정지역 해제'를 요청했고, 이후 지난해 3월 조정지역에서 해제됐다.

실제로 이 시장이 매입한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162.7㎡)는 지난달 12억 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시장이 매수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5억 5500만원이 오른 것이다. 현재 호가는 무려 15억에 달한다. 이 시장은 고양시가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직후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4억5566만원 가량 대출을 받았다. 현재 실거래가 기준으로 이미 대출금을 상환하고도 남을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시장은 지난해 9월 당시 고양시의회 시정질의를 통해 "고양선 식사역(일산연장)이 불가할 경우 창릉신도시 관련 어떠한 협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고양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고양선 일산연장이 불가할 경우 창릉신도시 관련 협의는 불가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하기까지 했다.

이 시장은 시정질의에서 "3기 신도시를 반대한 상황에서 (고양서 일산연장) 투쟁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식사역 신설이 안되면 창릉신도시 관련 어떠한 협의도 없다고 LH에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련 전문가는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고양시장이 식사동 아파트를 매수한 후 '식사역 신설'을 강력 주장한 것 자체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철저한 진상파악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추연은 이에 대해 1일 고양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이 처절한 투쟁으로 쟁취한 식사선 트램을 투기 의혹으로 둔갑시켰다. 왜곡보도에 대해 공식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윤종현 위원장은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30일 신도시 광역교통 대책으로 대광위에서 발표한 '신교통수단 식사선 트램 신설'을 마치 고양시장이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호도했다"며 "식사선 연장은 시장 개인의 능력으로 일궈낸 것이 아닌 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얻어진 성과"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식사동 교통 문제는 여야를 떠나 지역 정치권 모두가 공감하고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특히 심상정 국회의원을 제외한 야당 정치인 다수가 식사동에 거주하고 있다"며 "이 시장과 비슷한 시기에 야당 정치인들도 함께 이사했는데 이들 모두 이해 당사자로서 지역 숙원사업을 추진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했다. 도추연은 이 시장에 대한 비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과연 이 시장의 잘못이 없을까? 펜앤드마이크의 보도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기만 해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시장은 고양시가 조정지역에서 일시적으로 해제된 기간 '영끌' 대출을 받아 60평에 가까운 고급 아파트를 매수했고, 불과 1년 만에 5억5000만원이라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대출금은 이미 모두 갚고도 남을 차익이다. 이 시장은 아파트 매수 6개월 후 시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창릉신도시를 인질로 삼아 자신이 거주하는 식사동에 '식사역' 설치를 강력 주장했다. 이 시장은 그간 창릉신도시 건설에 '찬성'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자신의 이해충돌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에서 창릉신도시 '반대'를 표명했던 것이다. 도추연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본질은 식사동 주민들을 죽이려는 게 아니다. 진짜 본질은 식사동 주민들의 '교통발전' 염원 뒤에 숨은 이 시장의 수상한 아파트 거래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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