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식사동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 매수 후 같은해 9월 '고양선 식사역' 설치 강력 주장
결론적으로 식사역 신설은 무산됐지만, '트램' 설치 등 교통호재로 이 시장 매수 아파트 5억 5500만원 폭등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으로 고위공직자의 재산 현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 토지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준 고양시장의 다소 수상한 아파트 거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아파트 매입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이후 발언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2021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 공개 파일 캡처)
(사진=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2021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 공개 파일 캡처)

지난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1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 공개'에 따르면 이재준 시장은 지난해 3월 27일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일산자이4단지 아파트 1채(162.7㎡)를 7억 1500만원에 매수했다. 이때만 해도 일산 신도시 중심지와 떨어져있는 식사동 일대는 별다른 교통 호재가 없어 집값 상승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고양 창릉신도시~서울 은평가 새절역까지 이어지는 고양선을 개통하고, 식사동에는 '트램'을 건설한다고 발표하면서 식사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게다가 이 시장이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를 매수할 당시는 고양시가 비조정지역이었기 때문에 매매가 대비 70%정도로 대출이 여유로웠다. 이 시장은 지난해 3월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를 매수하기 5개월 전인 2019년 10월 정부에 '고양시 조정지역 해제'를 요청했고, 이후 지난해 3월 조정지역에서 해제됐다.

실제로 이 시장이 매입한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162.7㎡)는 지난달 12억 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시장이 매수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5억 5500만원이 오른 것이다. 현재 호가는 무려 15억에 달한다. 이 시장은 고양시가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직후 위시티일산자이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4억5566만원 가량 대출을 받았다. 현재 실거래가 기준으로 이미 대출금을 상환하고도 남을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다.

진짜 문제는 이 시장의 지난해 9월 발언이다. 이 시장은 당시 고양시의회 시정질의를 통해 "고양선 식사역(일산연장)이 불가할 경우 창릉신도시 관련 어떠한 협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고양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고양선 일산연장이 불가할 경우 창릉신도시 관련 협의는 불가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하기까지 했다.

이 시장은 시정질의에서 "3기 신도시를 반대한 상황에서 (고양서 일산연장) 투쟁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식사역 신설이 안되면 창릉신도시 관련 어떠한 협의도 없다고 LH에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국토부는 이 시장의 식사역 신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관련 전문가는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고양시장이 식사동 아파트를 매수한 후 '식사역 신설'을 강력 주장한 것 자체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철저한 진상파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확정 발표한 창릉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르면 고양시청역에서 식사역(신설)까지 노선을 트램으로 연결하게 된다. 트램은 식사역~고양시청역과 고양시청역~대곡역 두 구간으로 나눠 진행하게 된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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