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는 이호승 경제수석

문재인 대통령(右),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右),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9일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14% 올린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29일 전격 경질했다. 후임에는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상조 실장은 28일 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임 뜻을 전했고, 29일 아침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인이 이런 지적(전세값 논란)을 받는 상태에서 이 일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강력한 사임 의지가 있었다"며 "이미 김 실장이 지난 연말에 사의를 표했고 그때 재난 지원금이나 코로나 백신 등에 대한 작업이 진행중이라서 마무리하라는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고 했다.

유영민 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에 이호승 현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면서 김 실장 경질을 발표했다.

김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기 그지 없다"며 "청와대 정책실을 재정비해 2·4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28일 전자관보에 공개된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 현황에 따르면 김 실장은 본인과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2차 임대보증금이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임대료 인상률은 무려 14.12%로 1억2000만원을 한꺼번에 올린 것이다. 임대차 3법 시행 전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지만, 국민들의 전셋값은 올리지 못하게 막는 정책을 총괄하는 사람이 정작 본인은 임차인의 세 부담을 증폭시키는 행동을 앞장서서 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커녕 쥐새끼만도 못한 인간"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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