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하루 동안 총격으로 시민 약 100명 숨져...어린이 최소 4명 포함
BBC "미얀마 군경의 잔인함 그동안 봤던 것과 다른 차원"
美-英대사, EU대표단 등 강력 규탄..."폭력 종식에 국제사회 동반자들과 협력할 것"

"한살배기 아기, 군경이 쏜 고무탄에 눈 다쳐" (사진=SNS 캡처)

미얀마 군부의 무차별 총기 난사 진압으로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도 여러 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얀마군의 날'인 27일 군부독재 종식을 외치는 시민들이 미얀마 곳곳의 거리에 나왔다. 진압에 나선 미얀마 군부의 이날 하루 동안 총격으로 시민 약 10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BBC는 "이날 미얀마 군경의 잔인함이 쿠데타 이후 그동안 봤던 것과 다른 차원이었다"며 "늘어난 사망자를 집계하는 것은 고통스러운데 특히 어린이 사망자들이 그렇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매체들도 이날 5∼15세 어린이 최소 4명이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미얀마 수도 양곤 교외의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여자 아기는 눈에 고무탄을 맞았다. 14세 소녀 판아이푸도 총에 맞아 숨졌다. 판아이푸의 어머니는 군인들이 가까이 오는 소리를 듣고 집의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딸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며 눈물을 흘렸다. 판아이푸의 어머니는 BBC에 "딸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처음에 그냥 미끄러져 넘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녀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 말했다.

군부 쿠데타 이후 약 두 달 동안 숨진 어린이는 20명이 넘는다. 국제사회는 어린이들의 끔찍한 죽음에 책임이 있는 미얀마 군부를 강력 규탄했다.

토머스 바이다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며 미얀마 군부를 비판했다.

유럽연합(EU) 미얀마 주재 대표단은 성명을 통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 특히 어린이들을 살해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미얀마의 76회 국군의날은 영원히 테러와 불명예의 날로 새겨질 것"이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각각 "우리는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자행한 유혈사태에 충격을 받았다", "이 분별없는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 동반자들과 협력하겠다"는 등의 입장을 내놨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성명에서 "평화 시위대에 대한 죽음을 초래하는 이러한 공격의 대상에 아이들이 계속 포함된다는 사실에 몸서리가 쳐진다"며 미얀마 군부의 살상 행위를 비판했다.

현재까지도 각종 SNS상에서는 미얀마 군인들이 민가를 돌아다니며 총기를 난사하는 영상들이 공유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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