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문재인 대통령,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문재인 대통령,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천안함 폭침 11주기를 맞이한 26일, 현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그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도발임에도 불구하고, 그 논점을 흐트러뜨리려는 정치세력의 반성없는 발언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3월25일 "천안함 폭침사건 자체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정권의 안보무능의 산물인데, 반성은커녕 종북몰이로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는 궁리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2016년 대적관(對敵觀) 확립 차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일'을 제정했지만, 문 대통령은 그동안 얼굴을 비춰오지 않다가 지난해와 올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위와 같이 밝힌 날은, 2015년 4월29일 재보선 지역인 인천 강화·서구을의 신동근 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당시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5일 인천시 서구 당하동 4·29 재보궐선거 신동근 후보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신 후보에게 운동화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5일 인천시 서구 당하동 4·29 재보궐선거 신동근 후보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신 후보에게 운동화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 외에도 정세균 現 국무총리(당시 민주당 의원)도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왜 지금 전군지휘관회의를 소집하는지 시기도 문제고 의제도 석연치 않다(2010.5.3, 제225차 최고위원회의)"고 의구심을 던진 바 있다. 모두 선거를 향한다.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 "천안함 침몰이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이나 수리 중인 美 해군 核잠수함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2010.4.26, 동아일보)"고 말했던 그는, 지금까지 일언반구 없다가 서울시장 공식 선거운동 2일차인 26일 자신의 SNS에 "장병들의 희생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안함에 승선했던 전준영 예비역생존자전우회장은 "과거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 받은 유족과 생존 장병들에게 반성부터 하시고 기억해주시는게 순서"라고 반응했다.

천안함 폭침 당일인 지난 2010년 3월26일, 당시 함을 지휘했던 최원일(53·해사 45기) 예비역 대령은 최근 언론을 통해 "천안함 사건은 국내 정치도구로 이용당했다"고 꼬집었다. 천안함 유족들의 질타가 가볍지 않게 들리는 대목이다.

폭침 당한 뒤 인양되고 있는 천안함 함수.(사진=연합뉴스)
북한에 의해 폭침 당한 뒤 인양되고 있는 천안함 함수.(사진=연합뉴스)

앞서 우리 해군의 1200톤급 초계전투함 '천안함(PCC-772)'은 이날 오후 9시22분 경 백령도 남서 해역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폭침됐다는 게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결과다. 이같은 보고서가 민·관·군·해외 전문가 합동 조사단을 통해 나왔지만, 당시 정치인들은 '패배' 혹은 '북한 소행 부정 발언'을 일삼았다.

집권여당의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10년 5월2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국군 역사의 치욕적인 패배"라고 말했고, 박지원 現 국가정보원장도 2010년 4월1일 민주당 제67차 고위정책회의에서 "일부 언론과 보수층에서 북한 소행설로 연기를 피우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현 집권여당 핵심 인사들의 과거 천안함 폭침 부정 발언 이력을 모두 공개한다.

지난 3월 서해수호의 날 행사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가가 말하는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 2020.03.27(사진=KTV 방송화면 캡처).
지난 3월 서해수호의 날 행사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가가 말하는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 2020.03.27(사진=KTV 방송화면 캡처).

▲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1. “천안함 폭침사건 자체가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무능의 산물인데도 새누리당은 안보를 바로 세우는 반성의 계기로 삼지 않고 종북몰이로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는 궁리 뿐…새누리당은 천안함 장병들의 영령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2015.03.25.,연합뉴스)

#2.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 기간 우리 국방과 안보는 참담한 수준으로 무너졌다.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군내 각종 사건 사고와 방산비리는 이 정권의 안보의지와 능력을 의심케 한다…종북몰이가 아니라 그 이후 더 해이된 군 기강과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2015.03.25.,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 옆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 옆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 제46대 대한민국 국무총리 정세균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1. “천안함 사고로 해서 온 국민이 대단히 큰 슬픔에 잠겨있고 국민의 참담한 심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천안함 사고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혹을 가지고 있고, 정부의 발표나 그간의 대처에 대해 불신이 있다.”(2010.4.20, 정세균 대표, 청와대 회동관련 기자간담회)

#2.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왜 지금 전군지휘관회의를 소집하는지 시기도 문제고 의제도 석연치 않다.”(2010.5.3, 제225차 최고위원회의)

#3. “만약 정부발표가 진상이라면 NSC는 진즉 소집했어야 하고 필요한 조치를 진즉 했어야 하는데 사고발생 두 달 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고 하고 그것이 지방선거를 코앞인 지금이라는 것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이것은 안보장사를 하겠다는 것이고 안보를 이용해서 지방선거에서 뭔가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태도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2010.5.21, 제5차 중앙선대위 회의)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자리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2차 회의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6.15(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자리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2차 회의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6.15(사진=연합뉴스)

▲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의장

#1. “군 발표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작전기동 중에 잠수함을 경계하고 잡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초계함이 쉬고 있다가 공격받은 것도 아니고 아예 작동 기동 중이었고 또 키 리졸브 훈련도 있었고 또 이지스함도 있었다고 하는데 위성탐지기도 안 걸리고 레이더에도 안 걸리고 귀신같이 와서 한발에 격침을 시키고 또 도망간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새떼에다 총만 쏘았다. 이런 상황은 우리 국군역사에 치욕적인 패배 아니겠습니까.”(2010.5.20,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6.15(사진=연합뉴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6.15(사진=연합뉴스)

▲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1. “정부는 이지스함 한 척만 있어도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다고 홍보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이지스함이 3척이다. 또한 미군의 항공모함까지 와있었던 상황에서 북의 어뢰로 인해 우리나라 군이 쥐도 새도 모르게 당했다는 것인가?”(2010.5.24, 미디어스, 천안함 사고 조사결과에 대한 토론회)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사진=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가정보원장 박지원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1. “정부는 이미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모든 상황을 보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황, 그리고 북한군 동향을 보더라도 아무런 이상 징후가 없다. 심지어 김영남 위원장이 아프리카 순방을 시작했다’고까지 한다. 그런데 정부는 무엇을 만지작거리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국방부 장관은 어제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국민을 희롱하고 있는 것이다.”(2010.3.30, 민주당 제44차 원내대책회의)

#2.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해 일부 언론과 보수층에서 북한 소행설로 연기를 피우고 있다…모든 내용이 교신내용과 항해일지에 기록돼 있고, 살아있는 구조된 병사들이 진술을 하면 밝혀질 것이다. 만지작거리면서 북한 소행을 운운하면 안 된다.”(2010.4.1, 민주당 제67차 고위정책회의)

#3. “군 당국과 정부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연기를 피우지만 화재는 나지 않는다…과거 국민은 쿵 소리만 나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었지만 민주정부 10년을 지나면서 우리의 성숙된 국민은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2010.4.6, 민주당 제45차 원내대책회의)

#4. “어떤 누가 그러한 발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 앞에 군인답게 보이는 것이 군인이지 환자답게 보이려고 위장하는 것은 군인이 아니다…처음부터 군·국방부·한나라당은 북한의 소행으로 이끌고 갔다. 생존장병 기자회견 후에는 그 내용도 천편일률적이고, 심지어 유가족들도 짜 맞추기라고 하고 있고, 그 내용을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고 다시 한 번 지적한다.”(2010.4.8, 민주당 제68차 고위정책회의)

#5. “과학적으로 (천안함 침몰 원인이)입증된다 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반드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합참의장 등 지휘부 군 관계자들은 군법회의에 회부해야 한다.”.(2010.5.19, 민주당 의원총회)

#6. “북한의 소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맨 먼저 말한 곳은 청와대와 국정원이다. 북한의 특이동향이 없다고 한 것도 청와대와 국정원이고 국방부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여러 가지 의문이 있지만 특히 왜 하필이면 ‘1번’이 뚜렷하고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는가도 의문”(2010.5.21, 제5차 중앙선대위 회의)

박선원 국정원 기조실장.(사진=연합뉴스)
박선원 국정원 기조실장.(사진=연합뉴스)

▲ 노무현 정부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출신 박선원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 실장

#1. “천안함이 외부폭발에 의한 침몰이라면 ‘어뢰보다는 기뢰일 가능성’이 더 높다…또한 기뢰라면 아군이 깔아 놓은 기뢰일 수 있다…천안함이 지나치게 해안 가까이 접근하는 과정에서 스크루가 그물을 감고 그 그물이 철근이 들어있는 통바를 끌어당기면서 과거 우리 측이 연화리 앞바다에 깔아놓은 기뢰를 격발시킨 게 아닌가 생각한…안보태세 상으로 봐도 우리가 북한에게 당했다기보다는 우리의 사고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배가 폭발하면) 실종자, 사망자, 부상자가 동시에 다 발생을 해야 되고, 또 내장이나 장기 동공파열 등이 있어야 되고, 선체에서 튕겨져 나간 수병이 있어야 된다. 천안함의 경우 함미에서는 전원 익사하고 함수에서는 대부분 경상이다. 현장 해상에서는 사망자는 없고, 산화자로 분류된 분은 실종자에 가깝다.”(2010.4.28,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

#2. “북한은 버블제트형 어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버블제트형 어뢰라도 강한 직접 타격의 흔적이 남는다…어뢰 공격을 주장하려면 파공과 파편, 화약 흔적 등 직접 타격의 증거들을 다수 찾아내야 할 것”(2010.5.8, 미디어오늘)

#3. “만약 천안함이 적의 공격으로 침몰했다면 함장과 전 대장, 합참정보본부, 2함대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등이 책임을 져야 한다…이는 최고 사형에 이를 수도 있는 엄청난 사안이다…그러나 좌초 등 단순 과실이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끝날 수도 있다…군이 왜 스스로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2010.5.18, 미디어오늘)

#4. “19일 미국 고위 관리(중간급 실무자)를 만났는데 이명박 정부가 조사발표를 23일로 하자고 해서 그날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날이라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이명박 정부가 어떻게든지 ‘노풍’을 꺾고 천안함 북풍몰이를 선거에 활용해 보려는 의도가 보인다.”(2010.5.21, 미디어오늘)

#5. “천안함이 북한 해군의 어뢰에 당했다면 우리 군의 경계임무 실패, 추적 실패, 상황분석 실패 등 세계 해전사에서 가장 기록될 만한 패배로 남을 것이다…민·군합동조사단이 5월 20일께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일정한 방향성(어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갖고 갈 수 있다”(2010.5.25., weekly경향)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연합뉴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원내부대표였던 최문순 강원도지사

#1. “폐쇄적인 정보독점 상태에서 조사가 진행됐고 책임 당사자인 군이 조사해 공정성을 상실했다…20일 예정된 군의 발표는 확립된 사실로 볼 수 없다고 미리 못박았다.(2010.5.18, 노컷뉴스)

#2. “정치적 공정성이 상실된 이번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20일 발표 이전에 특위의 검증을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정치, 외교, 국방 등 모든 후속조치에 반대한다”(2010.5.18, 미디어오늘)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동 연화리 서남방 2.5km 해상. 승조원 104명을 태우고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46명이 산화한 천안함 피격사건은 오는 26일 사건 발생 11년을 맞지만 그날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동 연화리 서남방 2.5km 해상. 승조원 104명을 태우고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46명이 산화한 천안함 피격사건은 오는 26일 사건 발생 11년을 맞지만 그날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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