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의 "저라는 인간이 설 자리가 없다고 느꼈다" 호소 안 들리나?
임종석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左),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左),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친북 단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서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23일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고 옹호하고 나섰다.

박원순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A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는 거대한 움직임 속에서 우리 사회에 저라는 인간이 설 자리가 없다고 느꼈다"며 '2차 가해'의 고통을 호소한 지 불과 6일 만이다.

임종석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말한 뒤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014년 6월부터 18개월 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박 전 시장을 보좌했다.

임 전 실장은 "인사동을 걸을 때, 연대 앞과 연남동을 지날 때, 널찍해진 덕수궁 앞 인도를 지나 서울 광장을 가로지르는 사람들을 볼 때, 광장 확장 공사로 불편해진 광화문을 지날 때도 주행보다 보행을 강조하던 박원순을 생각한다"며 "완전히 참여와 자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주민센터와 여기저기 숨 쉬는 마을 공동체, 그리고 생활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찾아가는 동사무소, 찾동에서도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 했다.

한편 최근 공개된 인권위 직권조사 결정문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생전 피해자에게 변태적인 말과 행동을 반복적으로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박 전 시장은 2016년 하반기부터 작년 2월까지 늦은 밤 "좋은 냄새 난다, 킁킁"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늘 내 옆에서" 등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낯뜨거운 메시지를 보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