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치인들, 할 말 있으면 ‘페북’으로 간다
野 정치인들, 할 말 있으면 ‘페북’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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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홍준표 김진태 전희경 등 적극적인 '페북 정치'....왜?

야권 정치인들의 '페북(페이스북) 정치'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소셜미디어(SNS)는 젊은 좌파 지식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2008년 광우병 난동, 2010년 6.2 지방선거와 10.26 서울시장 재보선, 그리고 2016년 촛불집회 등에서 소셜미디어는 여론을 주도하고 시위참가와 투표를 독려하는 등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당시 연예인 김제동 씨나 시골의사 박경철 씨, 서울대 조국 교수 등 좌파 성향 유명인들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자신들이 노리는 정치·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등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최근 우파 성향 야권 중진 정치인들이 중요 정치·사회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데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정곡을 찌르는 솔직한 발언...“속 시원하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수성갑 당협위원장(전 경기도지가) 페이스북
김문수 전 경기지사(현 자유한국당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캡쳐

최근 '페북 정치'로 가장 주가가 오른 정치인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현 자유한국당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다. 그는 거의 매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은 격정 토로에 가깝다. 김 전 지사의 페이스북 글은 내용에 공감하는 다른 페북 이용자들의 공유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김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이면 합의’가 존재했다고 공개한 것에 대해 “문재인 촛불혁명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죽이려다 대한민국 외교를 다 죽이고 있다”며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익은 뒷전이고 박근혜 죽이기에 올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적은 김정은이 아니고 박근혜입니까? 이명박입니까? 일본입니까?“라며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 전날인 29일에는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두 지시에 따른 위헌·위법적 조치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 ”김정은의 대변인 성명을 듣는 기분“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 ”유엔은 김정은의 핵미사일 제재와 북한인권규탄 결의를 계속 채택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기쁨조 노릇하는 데 세금을 쏟아 붓고 있다“며 ”자유 대한민국의 근본을 무너뜨리고,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며, 국익을 현저히 손상시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물러가야 한다“고 했다.

같은 해 11월 25일에도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자유 대한민국 내부의 적, 반미친북세력“이라며 ”청와대부터 국정원, 국방, 법원, 검찰, 국회, 행정, 전공노, 전교조, 교수노조, 언론노조, 민노총, 학계, 출판계, 영화계, 예술계, 종교계, 여성운동, 환경운동, 협동조합, 지방자치단체까지 광범하게 퍼져 뿌리박고 있는 반미친북세력 3적을 이길 수 있는 길은 1우(友), 한미동맹을 굳건히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고 썼다.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좋아요’를 누르고 “시원한 말씀에 공감한다” “우리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 “현실이 안타깝다” "화이팅" 등의 댓글을 단다. 또 페이스북이나 카톡 등을 통해 유통시킨다.

●“진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직접 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페북정치를 즐기는 정치인 중 하나다. 홍 대표는 지난해 12월 26일 “새해 슬로건은 고통과 질곡의 시간을 보낸 우리 자유한국당이 거침없이 큰 세상으로 나간다는 뜻에서 승풍파랑으로 정했다”며 지지를 부탁했다.

같은 달 25일 제천 참사 현장에 다녀온 뒤에는 “원전파동으로 수십조 국가손해를 입히고도 책임지는 사람 없고, 흥진호 납북사건도 책임지는 사람 없고, UAE 파동으로 엄청난 국익손상과 중동외교 단절위기에도 책임지는 사람 없고 그저 정치적인 쇼만으로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후안무치한 정권”이라며 “이번 제천 참사에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는지 우리 한번 지켜보자”고 썼다.

홍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 해명에도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지난해 12월 23일 “나는 성완종 씨를 알지 못했다. 2010년 10월 6일 천안의 어느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다가 우연히 복도에서 선채로 만나 1분 정도 수인사 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는 “검사가 성완종 씨와 제가 만나 돈을 받기로 약속하고 사람을 시켜 전달했다고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자유한국당 전희경 김진태 추경호 김종석 의원 등도 페북 이용자들에게 호응이 큰 야권 정치인으로 꼽힌다.

홍 대표는 작년 12월 23일 자신이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언론은 친정부 관제 언론이 되고 포털, 방송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작기관으로 변질된 지 오래되었고 SNS조차도 문빼들의 댓글 조작으로 한국사회가 괴벨스가 통제하는 빅브라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전 세계에서 유독 한국만 좌파독재 국가로 가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알릴 수단조차 마땅하지 않으니 더더욱 답답하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은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직접 메시지를 작성함으로써 언론을 따돌린다”고 지적한다. 또한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좋아요’ 등을 분석하고 추적함으로써 선거 목표 집단 설정이나 후원금 모집 등 선거 전략을 짠다.

●유권자에 더 가까이...청년층 정치 참여 늘어

페이스북의 도래로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인들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됐다. 유권자들은 최신 정치 뉴스를 검색하거나 TV를 보는 대신 정치인들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방문한다. 중요한 정치·사회 이슈에 대해 정치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담벼락에 글을 남긴다. 정치인들은 지지자 또는 반대자로부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여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페이스북이 대중과 정치인이 일대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동시에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청년, 특히 학생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 20대 초반 투표율은 국회의원 선거 기준 32.9%->45.4%->55.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에게 소셜미디어는 거의 유일한 정치적 미디어다. 한국 대학생은 미국 대학생보다 정치적 미디어로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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