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은 19일 '뉴스공장'에서 야권 단일화가 되지 않았다는 걱정을 하며, 안심번호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은 19일 '뉴스공장'에서 야권 단일화가 되지 않았다는 걱정을 하며, 안심번호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친문 나팔수 김어준이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2명에 대한 하릴없는 걱정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아침 방송된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를 진행하면서 공동 진행자인 류밀희 기자와 함께 안철수, 오세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걱정을 했다. 그 과정에서 거짓정보를 흘려 가짜뉴스를 유포하려던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 단일화에 재뿌리고 싶은 김어준, 어처구니없는 ‘안심번호’ 탓

전날 무산된 야권 단일화에 대해 류밀희 기자가 “야권 후보 2사람이 각각 따로 후보 등록을 한다”고 발언하자, 김어준은 대뜸 “그 다음 시한이 29일이 된다. 이때가 지나면 용지를 인쇄해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어준은 “인쇄 전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데는 물리적인 문제점이 있다. 여론조사를 하려면 안심번호를 신청해야 하는데, 그게 열흘 전에 해야 한다. 오늘 신청해도 28일인가 나올 거다”며 짐짓 걱정을 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라는게 빨리 해도 한나절 반이 걸리니까, 29일이 지나가 버리게 된다”고 진심 섞인 우려를 표했다.

김어준의 주장은 “국민의힘은 이미 신청했는지도 모르겠다. 큰 정당은 안심번호를 여러번 신청한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안심번호 신청을) 안 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3자로 가거나, 둘 중 한 사람이 사퇴하거나. 이 옵션만 남는다”는 것이다. 즉 (국민의당이 신청한) 안심번호가 없어서 여론조사가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공방을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는 오세훈 후보에게 “당의 눈치를 살핀다” 이런 얘기를 했었고, 그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상황이 따로 좀 있었다”고 얘기했다고 류밀희 기자가 전했다.

연이어 류 기자가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말하자, 김어준은 “두 후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이 경우는 김 위원장이 주인공인 상황이다. 본인이 따로 (자신의)정치를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팩트체크 해보니, 국민의힘측이 27일까지 사용할 ‘안심번호’ 이미 확보

펜앤드마이크는 김어준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의당측 입장을 취재했다. 그 결과 김씨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단일화 협상 실무팀을 지원하고 있는 김근태 부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법에는 여론조사를 위한 가상번호를 받을 때는 10일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18일까지 단일화를 하기 위해, 18일까지 쓸 수 있는 가상번호를 우리 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신청해놨다”면서 “국민의힘에서는 그 이후로도 쓸 수 있는 가상번호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앞으로 여론조사를 더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이나 국민의힘 둘 중 한쪽이 신청해둔 가상번호가 있으면 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사용할 2000개의 가상번호에 대해서, 국민의힘 측에서는 27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번호를 다 신청해 둔 상태”라면서 “어차피 번호는 같이 쓰고 비용은 반씩 부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 어느 한쪽에서라도 가상번호를 확보했다면 여론조사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다. 말하자면 김어준 입장에서는 여론조사가 실시되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거짓 정보를 흘린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가 실시되지 않아서, 3자 대결이 벌어질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안심번호로 드러난 전략 차이...국민의당은 19일, 국민의힘은 27일이 단일화 마지노선

국민의당 김 부대변인의 말을 종합해 볼 때, 국민의당 측에서는 19일까지 사용 가능한 가상번호를 신청해 둔 것으로 분석된다. 즉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국민의힘에서는 27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가상번호를 이미 신청해 두었다는 것이다. 그 말은 후보 등록 이전의 단일화는 어렵다는 가정 하에, 단일화 협상 실무팀을 가동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하는 추세여서, 단일화 협상이 늦어질수록 오세훈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통큰 양보’한 안철수, 단일화 여론조사서 득 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양보하는 자가 이긴다. 통 큰 양보를 하는 과정에서 이미지가 더 좋아지고, 그로 인해 지지율이 더 오를 것이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전망에 안철수 후보 측이 먼저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과 오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한다"며 "제가 불리하더라도 야권 조속화를 위해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어 안 후보는 "이번 주말(20일, 21일) 여론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22일)에는 단일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쇄하는 날까지 가지 말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5일 전까지 단일화를 이루자”고 제안했다. 그것이 등록일 전에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정치적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권 단일후보가 누가되든, 그 후보가 이기면 야권 모두가 이기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는 안 후보의 주장에 많은 시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통큰 양보에 오세훈 후보도 화답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요구하던 '무선전화 100% 여론조사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 후보가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오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실무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그에 오 후보가 스스로 ‘바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안 후보의 ‘100% 무선전화 방식’을 수용했다. 오 후보와 안 후보가 각자 1개씩 통큰 양보를 한 것이다. 야권 단일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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