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가 한차례 급물살을 탔다가 교착 국면에 접어든 형국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문재인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께 송구하다"라면서도, 양측 간 입장은 계속 어긋나는 모습이 19일 포착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정말 죄송한 마음으로 후보 등록에 임해야 하는,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날"이라며 "하지만 국민의당이 어떤 안을 100%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 후보의 단일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후보는 왜 "불투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일까.
오 후보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안 후보를 만나 24일 이전 단일화 방안 타결에 대해 논의했다. 오 후보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의 백브리핑이 있었는데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사무총장이 그동안 그런(새롭게 협상 재개를 요청한 정도에 불과한)행태를 여러 번 해왔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오늘이 그 결정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단일화 방안을)수용한다고 말만 했지 구체적 내용이 없는 상태라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면서 "(이 사무총장의) 백브리핑을 들어보니 경쟁력을 받겠다고 적합도는 사라졌고, 안 후보의 수용 정도가 어디까지인지조차 불투명하다"고 꼬집었다.
오 후보의 입장 발표가 있은 지 불과 1시간 만에 국민의당은 "왜 자꾸 다른 이야기를 쏟아내느냐"고 나섰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곧장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등록일까지 단일화를 못 이룬 데에 대해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불리하더라도 어렵게 용단을 내린 안철수 후보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안 후보 측과 오 후보 측이 서로 간 입장을 명확히 하라는 요구가 대립하는 동안 정작 실무협상은 진행되지 않았다. 안 후보가 입장을 밝힌지 불과 한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민심은 어떠할까. 이미 국민 절반은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집권여당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5명을 상대로 재보선 투표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의 50%는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에 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답변은 36%로 집계됐다. 나머지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서울에서는 야당 다수 당선이 61%, 여당 다수 당선이 27%로 나타났다(전화조사원 인터뷰, 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편 지금까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같은 내용의 여론조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국민의당 야권 단일화 협상 논의는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한 셈이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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