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정책 악재에 신음하는 한국 기업들
쏟아지는 정책 악재에 신음하는 한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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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내 기업들이 쏟아지는 각종 정책 악재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 정부가 ▲인건비 상승 ▲법인세 인상 ▲에너지비용 부담 증대 등의 정책을 잇달아 내놓은데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 각 정부 부처가 경쟁적으로 '기업 옥죄기'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 감소와 '기업의 해외 탈출'  가속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과 기업을 압박하는 듯한 경제 정책의 후유증은 벌써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고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기업들의 공개채용 예정인원은 1년 전 같은 시기에 비해 1000명 줄었다. 기업들이 느끼는 경영 환경을 수치화한 ‘기업경기실사지수’도 80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번 달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제조업의 경우 82점, 비제조업의 경우 78점이다. 100점이 기준인 기업경기실사지수가 80점대라는 것은 기업들이 체감하고 있는 경제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경제 호황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경기 활황으로 표면적인 거시경제 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불안요인이 존재하는 현실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임원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하나같이 기업의 비용 증대로 이어지면서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들이 호황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투자 위축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 세계적 호황에 편승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산업계에 팽배하다”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노동시간 단둑, 법인세 인상...가중되는 기업 부담

문재인 정부는 친노동자 정책을 노골적으로 펴고 있다. 현 정부가 내놓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비정규직 제로 추진 ▲노동시간 단축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지난해 시간당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올해 7530원으로 16.4%나 올랐다. 현 정부는 단계적으로 1만 원까지 올리겠다는 구상도 발표한 바 있다. 일차적으로는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의 타격이 크지만 결국은 모든 기업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자리의 질을 높인다는 명분 아래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역시 인건비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중 72.2%가 근로자 29인 이하의 영세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영세기업의 고용주들은 당장 채용 인원을 축소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역시 1명이 할 일을 2명이 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지 수밖에 없다.

현 정부와 집권여당은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법인세율 인상도 강행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종전의 22%에서 25%로 3%포인트 올랐다. 법인세에 붙는 지방세와 기타 비조세 부담까지 합치면 30%에 육박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법인세율을 높이면 세수 확대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법인세가 오르면 기업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고 판매 감소와 기업의 수익 감소로 중장기적으로는 세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극심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의 법인세율 인상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투자 여력 축소와 공장의 해외이전으로 흘러가면서 국부 차원에서 결국 손실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다. 최근 세계 각국이 다른 세금은 몰라도 법인세는 경쟁적으로 낮추는 것도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의 법인세율 인상은 이런 세계적 조류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1%로 대폭 낮췄다.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도 단행했다. 연방정부의 재정 수입의 한 축인 법인세를 과감하게 줄이는 트럼프 정부의 시도는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와 장기적 재정수입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정학 전문가인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장은 “미국이 최근 법인세율을 크게 낮췄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재정 감소를 일으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자 재정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5년간 단기로 즉시 감가상각도 허용했다. 10억 원의 수익을 낸 기업이 5억 원을 투자해 즉시 감가상각을 시행하면 법인세 대상이 되는 금액이 5억 원으로 줄어든다. 투자하면 세금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했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게 된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꿈도 꾸기 어려운 기업친화적 정책들이다.

●탈원전, 오르는 전기료… 기업 생산비용 ‘상승’

북한의 핵에는 강경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원자력 발전소를 줄이는 것이 탈핵이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안전에 문제가 없어도 설계수명이 넘은 원전을 가동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체 전력 생산의 30%를 책임지고 있는 원자력 발전을 지양하고 1%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태양광과 풍력을 권장하겠다는 에너지 정책은 전력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원전에 비해 비해 3배 이상 생산비용이 높은 태양광과 풍력을 확대하면서 오르는 전기료는 기업의 생산 활동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저렴한 전기는 기업의 투자 확대에 중요한 변수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인 비난을 감수하면서 전력 생산용 석탄의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화석연료를 적극 활용해 저렴한 전기를 기업들에게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파리기후협약의 탈퇴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은 물론 탈석탄까지 주장하고 있다. 탈원전은 탈핵이라는 정치적 명분으로, 탈석탄은 환경이라는 명분으로 각각 주장하고 있지만 기업에는 엎친데덮친 격이다. 전기료가 오르면 소비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하반기에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주도하고 있는 최근의 세계경제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업들의 성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보통신기술의 핵심은 반도체다. 그리고 반도체는 전기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ICT 제품이 산업계를 이끌어가는 주축 아이템이고 이를 왕성하게 소비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전기료가 중요한데도 한국의 정책은 이런 점을 무시하고 있다.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이 일자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일자리 확대를 공언하고 있지만 현 정부의 정책 기조로는 민간분야 고용이 늘어나기는커녕 줄어들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로 생긴다. 기업이 기존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만 이런 당연한 경제원리를 현 정부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업에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자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폭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은 국가의 부를 생산하는 영역이 아니라 소비하는 곳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공공부문 고용의 효과는 임시적인 실업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공무원, 공공기관 인력 증원은 재정 악화의 요인이 된다”며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이 계속되면 2035년 전후에 재정 위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GDP 대비 국가채무가 40%에 이르면 위험 수위라고 판단하는데 오는 2020년이면 40%를 넘어선다”며 “공공기관 채무, 국가보증 채무, 공무원·군인 연금 채무 등을 포함한 국가부채의 개념으로 보면 이미 우리는 위험 수위에 도래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세입확충과 세출절감을 통해서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재정수입이 5.5%, 재정지출이 5.8%로 지출이 수입을 앞설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2018년 709조원에서 2021년 83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공무원이나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국민들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오기에 기업이 혁신을 도와주는 규제 완화가 진정한 일자리 정책”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린다고 해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고 경제를 끌고 가는 견인차는 역시 기업이다“라며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거의 유일한 경제성장의 방법이고 정부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정도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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