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해외로 간 투자금, 들어온 것보다 3배 많아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간 투자금액이 우리나라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 금액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2017년 기간). 높은 규제와 경직된 노동시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81년부터 2017년까지 외국인직접투자(FDI)와 해외직접투자(ODI)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외국인직접투자 대비 해외직접투자 비율은 80년대(1981~1990년) 0.7배, 90년대(1991~2000년) 0.9배에서 2000년대(2001~2010년) 1.9배, 2010년대(2011~2017년) 2.9배로 늘었다. 80년대와 90년대는 해외로 나간 금액보다 들어오는 금액이 많았으나 2000년대 들어 역전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직접투자 비율은 2016년 기준 0.8%로 주요 선진 20개국(G20) 중 16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35개국 중 24위에 그쳤다. 한국은 GDP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스페인과 비교해 외국인직접투자금액이 현저히 낮았다. 2016년 연간 총액 기준으로 호주는 4.5배, 캐나다는 3.1배, 이탈리아는 2.7배, 스페인은 1.7배 각각 한국보다 많았다.

한경연은 "OECD, 세계경제포럼(WEF), IMF 등 국제 기관들은 한국의 규제 강도가 높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OECD와 IMF는 작년 11월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한 경고를 잇달아 내놓았다. OECD는 한국 정부가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증대에 힘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도 한국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노동정책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은 외국기업이 보기에 투자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다. 코트라의 ‘2017 외국인투자기업 경영환경 애로조사 보고서’를 보면 외국인투자기업 4곳 중 3곳이 한국의 경영환경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외국인투자기업은 우선으로 충족돼야 하는 투자환경으로 노무환경과 규제환경을 지적했다. OECD의 ‘FDI 규제지수’도 한국은 0.135로 평균(0.067)의 배가 넘었다. 이 지수는 점수가 높을수록 규제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정책실장은 “외국기업의 국내투자 확대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도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이 49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8.1%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다만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2.9% 감소한 2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신고 기준으로 541.5% 증가한 1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부동산 투자가 8억 달러로(1만691% 증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고 반도체·전자 부품과 태양광 분야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다만 도착 기준으로는 47.8% 감소한 22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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