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수속 때 QR코드를 제시함으로써 전염병 관련 각종 증명을 간편하게 마칠 수 있어
자칫 잘못하면 '백신 접종' 강제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또 다른 차별의 가능성

(사진=커먼패스프로젝트)
(사진=커먼패스프로젝트)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검사·접종 이력을 증명하는 디지털 인증서 개발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커먼프로젝트’(CP) 등이 개발에 참여 중인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커먼패스’의 실증 실험이 일본에서 시작되는 등 각종 ‘백신 여권’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실험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커먼패스’는 비영리단체 ‘커먼프로젝트’와 세계경제포럼(WEF) 등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다. 이 어플리케이션에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비롯해 병원에서 발급한 각종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을 담을 수 있다.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하네다(羽田)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커먼패스’는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우선 공항 국제선터미널에 설치된 PCR검사소에서 실험 대상자의 타액 샘플을 채취해 공항 인근의 검사 기관으로 보낸다. 검사가 완료되면 검사 데이터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검사 완료에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2시간 남짓이다.

어플리케이션 사용자는 의료증명서나 통행증 등을 QR코드의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출·입국 수속 때 QR코드를 제시하는 것으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음성 증명 내지는 백신 접종 관련 증명을 간편하게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백신 여권’인 셈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여러 항공사가 출·입국 수속 때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감염병 관련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침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P는 지난해 10월 홍콩을 거점으로 하는 영국계 항공사 캐세이퍼시픽과 미국적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의 영·미 노선에서 시범 사업을 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백신 여권’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은 다른 곳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290여개 항공사를 가맹사로 거느리고 있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IATA트래블패스’를 선보였다. IATA는 ‘IATA트래블패스’를 세계 표준 ‘백신 여권’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싱가포르항공과 전일본공수(ANA) 등의 항공사가 ‘IATA트래블패스’의 실증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른바 ‘백신 여권’의 도입이 또다른 차별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황에서 ‘백신 여권’ 어플리케이션의 도입이 자칫 백신 강제 접종으로 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에 거주 중인 국민들 역시 의도치 않은 차별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백신 여권’의 도입과 관련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