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하는 유혈진압을 계속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요일인 14일에도 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이날 시위 참가자 중 최소 38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날 미얀마 시위대의 하루 사망자가 38명 이상 숨졌던 지난 3일과 나란히 역대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시위대의 누적 사망자는 14일 오전까지 최소 9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날 유혈진압으로 누적 사망자는 100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양곤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구호와 함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군경의 진압에 맞서기 위해 모래주머니와 철조망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구축했다.

그러자 군경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실탄을 쏘면서 진압에 들어갔다. 시위대 진압에 투입된 경찰 1명이 숨지고 다른 경찰 3명이 다쳤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이날 오후 양곤 내에 위치한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 2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성명을 통해 "지역 내 행위자들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국민, 그리고 그들의 민주적 열망과 연대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며 미얀마 군부를 압박했다. 또 "의료진까지 겨냥한 지속적인 잔혹 행위와 공공시설 파괴는 평화와 안전에 대한 전망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의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은신처에서 진행한 페이스북 연설에서 "지금은 이 나라에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면서 "시민들이 군부의 탄압에 맞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군부의 탄압에 강력히 맞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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