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시작된 땅투기 의혹...정치권, 특히 민주당으로 확대되나?
LH 직원, 블라인드에 폭로..."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 요구해서 투기"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左), 김경만 의원(中), 양향자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나무위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左), 김경만 의원(中), 양향자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나무위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전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가족들로 불이 번지는 모양새다.

9일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 어머니 이모씨가 2019년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토지를 '지분 쪼개기' 형태로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10일에는 김경만 민주당 의원 배우자가 2016~2018년 개발 호재가 있던 경기도 시흥 일대 땅을 쪼개기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의원 정기 재산신고 등에 따르면, 김경만 의원 배우자 배모씨는 2016년 10월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 일대 임야 99㎡를 매입했다. 이후 2018년 11월 장현동 임야 66㎡를 추가 취득해 총 50평 가량의 임야를 소유하게 됐으며 두 번 모두 지분 이전 방법이 사용됐다. 해당 지역은 3기 신도시가 예정된 시흥시 과림동으로부터 약 5km 떨어져 있는 지역이자, 공공택지지구인 시흥 장현지구와 인접한 야산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임야는 배우자가 교회 지인의 권유로 매수한 것으로 신도시 예정지와는 전혀 무관하고, 당시 본인은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작년 3월께 부동산에 매각을 요청했으나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해당 토지에 대해 어떠한 조건도 없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처분에 나설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을 등을 지냈고,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2번을 배정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2015년 10월 경기도 화성시 신규 택지개발지구와 인접한 그린벨트 지역 토지 3492㎡(약 1058평)를 4억7520만원에 매입했다. 이를 두고 개발 인접지 호재를 노린 투기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양 최고위원이 땅을 구입할 당시 화성시에 디즈니랜드, 유니버셜스튜디오 등이 들어설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토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하고, 주변 토지 거래도 거의 없어 시세 산정 자체가 어려운 땅"이라며 "삼성 임원으로 승진할 때 구매한 땅으로,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고 노후를 대비하려는 차원에서 지인의 추천으로 해당 임야를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양 최고위원은 "공직 영입 전 구매했던 땅으로 공직에 들어오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수차례 매매를 시도했지만, 거래 자체가 워낙 없다 보니 매매에 실패했다"며 "어떤 시세 차익도 목표한 바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가 쓴 충격적인 글이 올라왔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LH에 정보를 요구한 후 투기를 했다는 것이다.

A씨는 "너무 억울하다. 왜 우리한테만 XX하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사내에서 듣기로 국회의원이 해처먹은 게 우리 회사 꼰대들이 해먹은 거보다 훨씬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 요구해서 투기한 거 몇 번 봤다. 내 생각에 일부러 시선 돌리려고 LH만 죽이려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블라인드는 글을 쓰려면 특정 회사 소속인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해당 누리꾼은 실제 LH 직원일 가능성이 높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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