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장하성·조국·김성진, 내각 김상조·정현백·박은정 이어 김기식
김기식-박원순 참여연대 공동발기인…장하성·김상조와 '트로이카'
文, 작년 7월19일 靑 4당대표 오찬서 "낙하산-캠프 인사 없게 하겠다"더니

요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최고 명문대는 어디일까"라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세칭 'SKY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는 오답(誤答)이다. 정답은 좌파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다. 물론 참여연대라는 대학은 없기 때문에 우스개소리지만 현 상황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담겨 있는 질문과 답변이다.

'전문성 없는 부적격 인사'라는 거센 비판에도 지난달 30일 '전광석화'처럼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막강한 참여연대 출신이다. 현 정권의 고위직에 대거 발탁한 인사들을 냉소적으로 지칭하는 '참여연대 동문들'이라는 말이나 '문재인-참여연대 공동정권'이라는 말들도 회자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참여연대 출신들은 엄청난 기세로 각종 요직에 진출했다.

청와대에는 장하성 정책실장·조국 민정수석비서관·김성진 사회혁신비서관, 정부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등 참여연대 출신들이 포진했다. 최근 김기식 금감원장 임명으로 '동문'이 한명 늘었다. 

장하성·김상조·김기식 3인은 경제·금융계 '참여연대 트로이카' '재벌저격수 삼각편대' 등으로 회자되고 있다. 반(反)대기업 정서 조장에 한몫 한 이른바 '재벌 개혁'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정권 차원의 의지가 드러난다. 1994년 박원순 서울특별시장과 함께 참여연대 공동 발기인 출신인 김기식 금감원장은 참여연대에서만 17년간 정책실장·사무처장·정책위원장 등 참여연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일명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부작용 대책 등을 주도하고 있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위원장을 지내며 이른바 대기업 지배구조 개혁론에 앞장섰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재벌개혁감시단장과 경제개혁센터 소장을 지냈다. 

비(非)검찰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을 제쳐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편안 발표, 대통령 헌법개정안 설명에 직접 나선 조국 수석은 2000~2005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소장을 지냈다.

장관급인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도 같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2010년부터 6년간 참여연대 공동대표직을 수행했다. 지난해 10월 청와대에 등용된 김성진 사회혁신비서관은 참여연대 집행위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19일, 자신이 19대 대선 때 공언한 '5대 비리 해당 인사 고위직 원천 배제'를 정면 위배한 국무위원 인선과 관련해 이혜훈 당시 바른정당 대표로부터 '공공기관 인사에서 낙하산 인사, 캠프 보은인사를 안 하겠다고 약속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그런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불참했지만,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하는 자리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약 3달 뒤인 10월2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 중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지시하면서 "이번 기회에 채용비리 등 반칙과 특권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며 "이번과 같은 총체적 채용비리가 또다시 재발한다면 해당 공공기관과 함께 주무부처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도 한 적이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등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세간에서는 '낙하산 인사 근절'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후 약 반년간 문재인 정권의 정부나 공공기관 인사 내용을 보면 정반대다. 참여연대 외에도 친문(親문재인), 전대협, 대선 캠프 등으로까지 출신 범위를 넓히면  과거 어떤 정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노골적인 '코드 인사'가 등 횡행하고 있다. 낙하산 근절은커녕 문 대통령 스스로 발언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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