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신도시 지역 사전투기 의혹'을 수사하게 될 차기 검찰총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정부여당으로부터 떠밀린 윤석열 前 검찰총장이 검찰을 떠나면서 차기 검찰총장의 핵심 수사방향이 '살아있는 권력'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그는 지난 6일 언론을 통해 "'LH 투기 의혹 사건'은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검찰총장의 이같은 일갈에 차기 검찰총장이 임명되면 '정권 수사'를 해야 하는 부담이 부각된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8일부터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 착수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3명 이상을 추려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이 과정까지 약 2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예비후보는 누가 있을까.
우선, 정치권에서는 이성윤(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그는 그해 7월부터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낸 인물로, 지난해 1월부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취임사에서 "검찰개혁 적극 동참"이라고 말했던 그는, 경희대학교 법대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동문이기도 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공백을 맡고 있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도 거론된다. 조 차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가정보원 감찰실장 및 '적폐청산 TF'의 팀장으로 임명돘었다. 그러다 검사장으로 승진했었던 인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다. 또한 김오수 前 법무부 차관도 거론된다.
그런데, 이들이 임명될 경우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수사 해야 하는 압박이 있다.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신도시 관련 100억원대 사전 투기 의혹 사건이다.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통해 폭로된 이 사건으로 검찰 수사 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통해 자체 조사를 한다고 밝혔지만, 참여연대와 민변은 "수사기관(검찰이나 감사원)에 의한 강제수사"를 요구했다. 국민의힘도 전날인 7일 논평을 통해 "조사 주체에서 감사원과 검찰을 왜 빼느냐"며 "변창흠 국토부장관은 '기획부동산 LH'의 전 대표로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도까지 추락하는 모양새다.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2천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31.0%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전체 3만5천348명 대상 응답률 5.7%, 무선전화 80%·유선전화 20% 병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p,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現 국토부 장관에게 LH 조사를 맡기게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관계장관들과 함께 "국민께 깊은 마음으로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를 두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가 LH 투기 의혹에 대해 조사한다고 했지만, 그 조사가 과연 제대로 된 조사일지 매우 회의적"이라며 "당 차원의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전국 고검장 회의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前 총장 사퇴에 따른 검찰 조직 안정화를 비롯해 집권여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관련 법안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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