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1년 8개월 만에 물러나는 尹...文대통령 사의 수용 여부는 아직
"나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 파괴"
"더는 두고 볼 수 없어...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
"앞으로도 자유민주주의 지키고 국민 보호"...정계 진출 가시화될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에 대한 반발로 재임 1년 8개월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는 대로 윤 총장은 검찰을 떠나게 된다. 윤 총장은 정계 진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침묵했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정계 진출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은 이날 입장 발표 직후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오늘 중으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까지 임기를 지키겠다고 공언한 윤 총장은 결국 180석 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검찰을 해체하는 중수청 법안을 상반기 중에 처리하겠다고 나서자 직을 던지게 됐다.

윤 총장은 최근 가까운 지인들에게 "내가 총장직을 지키고 있어서 중수청을 도입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 같다"며 "내가 그만둬야 멈추는 것 아니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뒤 상경한 윤 총장은 지금 시점에서 사의를 표명하기로 결심하고 입장문 작성에 들어갔다. 윤 총장이 이날 정계 진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검찰 밖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는 발언은 대권 출마 메시지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신임 검찰총장으로는 친정권 성향으로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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