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안보리 對北 제재 의무 이행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구축의 기초"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서방 국가들의 대북(對北) 제재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미국과 유럽연합(EU)가 일제이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통일부 측은 3일 이 장관의 발언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 있는지 살펴봐아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이인영 장관의 대북 제재 인식은 국제사회의 그것과 다르지 않지만 제재 효과성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필요하다”며 대북 제재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 장관의 앞선 발언에 대한 미국과 EU 논평과 관련한 통일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앞서 지난달 2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제재의 목적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면 이런 점들을 어떻게 개선하고 갈 것인가”라며 대북 제재의 효과와 한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수해 등을 언급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인도주의적 위기(危機)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이 장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미국과 EU가 일제히 반론을 펴고 나섰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이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은 수 십 년간 북한 주민, 특히 가장 취약한 계층의 인권과 존엄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노력을 옹호해 왔다”면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대북제재위원회의 인도주의적 제재 면제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해 왔다”고 강조하고 “북한의 엄격한 ‘코로나19’ 대응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대북 지원 노력을 상당히 저해한다”고 밝혔다. 즉, 최근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생활고는 북한 정권이 초래한 것이지 대북 제재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빌라 마스랄리 EU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변인 역시 1일(현지시간) 이 장관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 주민들과 인도주의 단체 운영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려는 의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랄리 대변인은 “EU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보를 구축하는 데에 기초가 된다고 확신한다”며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완전한 제재 이행이 중요한 도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는 여전히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북 압박을 최대한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허버트 맥매스터 전(前)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검증 가능한 비핵화 진전이 있을 때까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계속해야 한다”며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제재를 섣불리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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