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일 강경론에서 유화론으로 180도 달라졌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 없다"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서 한국의 대일외교는 비굴해지고 있고, 정부-여당은 저자세가 되고 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는 문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을 지낸 외교 전문가다.

조태용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문 대통령의 취임 후 네 번째 3.1절 기념사가 있었다. '한·일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제안한다.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 너무도 혼란스럽다. 문 대통령이 대일 강경론에서 유화론으로 180도 달라졌지만 그 이유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도 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2018년 3·1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며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다"며 "유례없이 엄격한 대일 강경 기조를 제시한 바 있다. 2019년 기념사에서도 ‘친일 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대대적으로 '토착왜구 낙인찍기'에 나선 바 있다"고 했다.

또 "그러던 문 대통령이 갑자기 돌변했다. 관계를 개선한다고 국가정보원장을 일본에 급파하고, '위안부 합의는 정부의 공식 합의'라며 자기부정까지 했다"며 "오늘 기념사에서도 우리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만 빼고 일본이 듣기 좋을 온갖 립서비스를 다 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일본의 말과 행동은 변한 것이 없는데, 문 대통령만 변하고 있으니 이해가 안 간다. 최근의 일본의 태도를 보자"며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중·일 정상회의에 못 온다'고 무안을 주고, 방위백서에는 '한국과 폭넓은 분야에서 방위협력을 추진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한국의 위상을 호주, 인도, 아세안에 이어 네 번째로 격하시키고 다방면에서 한국을 강하게 비판하며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서 한국의 대일외교는 비굴해지고 있고, 정부·여당은 저자세가 되고 있다"며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는 문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뼈를 때렸다.

조 의원은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위안부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합의를 인정하지도 않았고, 일본에 협상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국내 정치를 위해 할머니들을 이용하고 이제는 철저하게 외면했다. 그러니 이용수 할머니가 ICJ(국제사법재판소) 제소까지 들고나온 것 아니냐"고 했다.

조 의원은 끝으로 "일본과의 외교는 그야말로 고차원 복합방정식"이라며 "대일외교를 국내정치의 종속변수로 이용하다가 남북 관계가 막혔다고 일본에 러브콜을 보내는 갈팡질팡 외교로는 일본으로부터도 무시만 받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외교는 이후 정부들이 반드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취임 후 줄곧 '반일 프레임'으로 재미를 봤던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102주년 기념식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돌연 태도를 바꿨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순 없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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