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정규재TV① ‘가짜 멘토들의 행복론’
다시 보는 정규재TV① ‘가짜 멘토들의 행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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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흙수저, 헬조선, 청년 형벌 등 삶의 고달픔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키워드들이 인터넷으로 금세 확산됐다. 이에 대응하여 YOLO(You Only Live Once), 위로와 공감, 힐링 등 다양한 감성적 키워드들도 한국사회를 관통했다. 소위 멘토라고 나서는 이들은 ‘기성 세대로서 착잡하다.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 탓이다. 최악이다. 심각하다’고 고백한다. 젊은이의 고생 스토리를 들어주고 위로하며, 젊은이가 듣고 싶은 말들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이에 대해 정규재TV는 묵직하게 말한다. “거짓말이다”
 

● 삶은 원래 고단하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위로와 공감보다 자기 책임으로 세계를 설계해서 살아가도록 해주는 사람이 진정한 멘토라고 말한다. “삶은 원래 고단하며, 무언가 닥칠지 모르는 불행의 가능성들에 대해 맞서 싸울 준비를 하라는 것 외에는 사실 얘기할 게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행복이 있고 낙원이 있다는 듯이 말하는 이들에게, “삶은 불투명하고 불안한 것이 정상”이라고 답한다. 노력은 즉각적인 보상체계로 이어지지 않으며, 필연적인 인과 관계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진정으로 삶에 매진하는 사람들은 종착역이 없고 시지프스적 고통이 반복된다고 이야기한다.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 문제가 기다리는, 정 주필은 칼 포퍼의 말을 빌려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고 역설한다.

정 대표는 그럴싸한 변명들로 위로하는 가짜 멘토들이 청년들을 가진 것에 먼저 감사하기보다는 오히려 세상에 불만만 품도록 하고 나약하게 만들 것을 우려한다. 가짜 멘토들에게는 “청춘을 위로하는 척하면서 인기를 얻어보려는 얄팍한 전술이요 기만책이다. 아니라면 스스로도 착각하고 있거나”라고 날카롭게 꼬집는다. 위로와 공감이 우선이 되는, 듣고 싶은 대답을 원하고 답해주는 객관식의 소통은 감정적인 허기만 채워주는 ‘허상’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의 편을 들어주고 호감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청년의 감정을 우위에 놓고 공감하고 ‘소통’을 빙자해 사회 탓으로 환원시키며, 해법보다는 그럴싸한 변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통에 맹목적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 정 주필은 소통에만 매몰되면 오히려 세상을 직시하고 거친 파도를 헤쳐 가도록 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고도 지적한다. 또한 소통 이전에 과학적 지식을 연마하고 가다듬고 분별할 수 있는 노력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을 많이 읽고, 스스로를 연마했을 때,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춘기에는 불안이 더 심하다. 가짜 멘토들은 상황을 과장되게 인식하게 하고 불안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불안 속에서도 담대하게 인식하고 굳건한 생각을 가지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생각이 좋은 청춘기와 좋은 30대 40대로 진입하는 에너지와 힘이 될 것이다. ‘지식과 객관적인 시각’, ‘정직한 땀의 의미’를 존중했을 때, 자신의 세계와 미래를 견인해나갈 수 있다.

 

사진(캡처)= 정규재TV '행복을 묻지마라.'
 

 

개인의 노력을 비아냥대는 사람도 있다. ‘노오력해라’ ‘노예정신등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을 깎아내린다. 구조적인 문제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개인은 해결 못 한다며, 개인이 해결 못하는 상황을 바라보면자신의 말이 맞다며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에 매몰돼 느끼는 무기력함걱정과 불안, 더 나아가 투쟁정신만을 부추긴다.

그러나 그들의 고생은 존중되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법치에 입각해 개선해 나아가야한다. 불안을 해소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것은 오해이다. 이는 땀의 의미를 존중하기보다는 편하고 쉬운 길로 가려는 경향으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편안해지면 나태해지고 싶고, 가만히 누리는 데만 익숙해진다. 복지의 늪에서는 빠져나오기 힘들고, 좀 더 유토피아를 바라는 마음은 하향 평준화로 나아갈 뿐이다.

인생은 고단함에도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공짜는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직면해야 할 진실이다. 어느 세대든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면서 삶을 꾸려가는 것이다. 정 대표는 삶은 고단하고, 불편한 것이 정상이며, 그럼에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설파한다.

● 유토피아는 없다

오늘날은 과거 절대적인 빈곤과 달리 상대적인 빈곤에 휩싸였다. SNS로만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평면적으로 접하며,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한다. 그러나 이미지로만 현상을 이해하다보면, 집단적 오해들이 생겨나며 분별없는 열정과 허상에 빠지기도 한다.

‘허구의 이미지 세계’는 이 정도 기술과 자본이 있으면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느냐고 유혹한다. 편안하게, 모든 것을 평등하게 누리며 행복해지는 낙원을 꿈꾸게 만든다. <국민행복지수 1위 부탄>이 유행했던 것도 낙원이 있을 거란 믿음(혹은 오해) 아래 쓰여 남과 비교하며 쓰여진 전형적인 허구적 세계관이다. 그러나 부탄의 ‘행복’이란 개념은 우리나라가 누리는 문물과 제도가 부재한 상태일 뿐더러 대부분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개념과도 다르다.

소위 진보라는 자들이 우리나라가 당장이라도 양극화로 불행하고 피폐해지고 있다고 말하는 등 끊임없이 비교와 분노를 부추긴다. 오늘날이 과거보다 퇴행하고 있다는 믿음 혹은 ‘낙원이 있다는 착각’ 아래 불만을 양산하고, ‘인간다움’만 강조하며 과거로 회귀하려고 한다.

이른바 멘토와 신문도 앞다투어 청춘의 고난을 부각시킨다. <2030 유학 다녀와도 실업자...부모 도움 없인 하층민>, <노력하면 중산층 되던 ‘50년 공식’ 장기 불황에 무너져>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소제목에는 <아버지 세대는 대학 나오면 취직 걱정 안 해. 저축해 분양받은 아파트 값 뛰어 재산 저절로 불어>라는 표현도 있다. 양극화라는 표현도 즐겨 쓰인다.

정 대표는 웃긴다고 말한다. 사회구조를 탓하고 벌써 체념하도록 만드냐고 반문한다. 2030이 인생의 출발선에 섰는데 어떻게 벌써 무언가를 완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부모들은 학교 졸업하고 쉽게 취직하고 애들 낳고 집 장만하는 과정을 모두 거저 이루었냐며 반문한다. ‘부모 등골 휜다’는 표현처럼 윗 세대가 남긴 희생과 노력은 청년 앞에 다가온 고난에 비해 크게 이슈화되지 못한다.

누가 더 힘든 지 레이스를 하자는 표현은 아니다. 청춘들이 맞이하는 길은 분명 고단한 길이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수요와 불안요소들이 추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만큼 자원들이 확보되기도 했고, 과거 불안요소들이 삭제되기도 했다. 객관적인 지표로 비교했을 때 아버지 세대보다 2030세대가 더 쾌적한 측면이 많다.

불안과 고난은 과거ㆍ현재ㆍ미래, 시대별로 각기 다른 원인들로 다른 양상을 띄지만 항상 존재한다. 지금 청춘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삶이란 고단한 길에 마주치는 게 당연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때문에 추상적인 단어들로 피해의식을 과장되게 양산하고 세대갈등을 증폭시키보다는, 객관적인 상황 인식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미래로 나아가는 힘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정 대표는 엉터리 보도와 가짜 위로가 청춘을 병들게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개인이 부딪힌 문제의 요인은 각기 다르고 복합적이며 우연적인데, 마치 빈부격차ㆍ양극화로 인해 모든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매도하는 양상을 띄기도 한다. 전형적으로 왜곡하는 정보들로 인해 세계를 음모론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그러나 음모론적 채색이 들어있는 정보는 그럴듯하게 편집됐을 뿐, 입체적인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스스로 독립적이고 과학적으로 인식하도록 공부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정 대표는 ‘행복이라는 것을 주관적 문제나 심리적 문제로 치환하면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유아사망률, 병원의 접근성, 쾌적한 주거환경, 평균적인 단백질 섭취량, 교육받을 권리 등이 어느 정도 보장받는지 등과 같은 객관적인 조건으로 접근하지 않는 행복이라는 개념은 너무나도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주관적ㆍ심리적 문제는 개인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타인과 타인 사이에 논의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 멘토들은 과거에 비해 삶과 문명이 쾌적해지고, 인류가 발전하고 있다는 믿음 아래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게 노력한다. 숱한 모순아래에서도 남탓이나 불만보다는 자신의 책임을 위해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과 문명은 그런 사람들을 통해 나아가고 있다.

참고 영상
#행복을 묻지마라.(2013.10.16.) #양극화? 과장과 착시와 위선(2013.01.14.) #가짜 멘토 구별법_세대공감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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