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세계 최초'로 백신 1병당 접종 인원 1~2명씩 늘리기로
나눠 맞힐 수 있다는 보고에 들뜬 정세균 "그건 영업 비밀이니까…"
정기현도 "대박 사건이 터질 것 같은데…", 오명돈도 "우리 주사기가 참 좋아" 맞장구

 

질병관리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1바이알(병)을 7명에게 나눠 접종키로 했다. 1병당 접종 인원이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나는 세계 첫 사례가 되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세계 최초로 1병당 10명에서 11∼12명으로 나눠 접종한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국내 화이자 백신 접종 첫날인 27일 오전 백신 접종 참관차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화이자 1병당 접종 가능 인원을 설명하는 가운데 "주사기도 좋고, 간호사 기술도 워낙 괜찮아서 더 이상의 결과가 나올 수가 있다"며 "오전에 제대로 해보면 정확히 검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동결된 화이자 백신이 해동되면 0.45cc 정도가 있고, 여기에 1.8cc의 생리식염수를 섞으면 총량이 2.2cc가 되는데 1회 접종 용량을 0.3cc로 하면 7인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정 총리의 "그건 영업 비밀이니까…"라는 반응에 "대박 사건이 터질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6인분이 다 안 나오고 5.5인분 되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다. '우리 간호사들 실력이 뛰어나니 믿어도 되겠지' 했는데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확인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서 거든 오명돈 중앙접종예방센터장도 "우리 기업이 특수하게 제작한 주사기로 아침에 직접 뽑아보니까 매우 정확하게 뽑히고, 또 6인용 바이알인데 6인용을 뽑고 나서도 분량이 남을 정도로 주사기가 좋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의 1회 접종용량은 0.3cc로, 1바이알(병)에는 6회 접종 분량이 담겨 있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반 주사기로는 5회분 밖에 뽑아쓸 수 없으나 '최소 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LDS)는 1회분씩 제대로 추출이 가능해 잔량 걱정없이 6회분까지 뽑아낼 수 있다.

이처럼 정부는 '6인용을 뽑고 나서도 분량이 남을 정도로' 한국산 LDS 주사기가 탁월하다며 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 인원을 세계 최초로 6명에서 7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7명으로 늘어나면 화이자 접종 가능 인원은 산술적으로 최대 16.7%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전날 WHO의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화이자 백신 5만8천500명분을 공급받았다. 국민들이 정부가 간신히 확보한 화이자 백신을 최대한 나눠 맞게 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국내 사용 중인 백신 1바이알(병)당 접종인원을 현장에서 1∼2명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전국의 접종 현장에 배포한 '예방접종 실시방법' 공문에서 "LDS 주사기 사용시 1바이알당 접종 권고 인원수에 대한 접종 이후 잔여량이 남게 되면 폐기량 감소를 위해 잔여량으로 추가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는 1병당 10명 맞을 수 있는데 잔량에 따라 11∼12명까지도 접종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을 한방울도 남김없이 국민들에게 나눠 맞히겠다는 절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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