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3(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노골적인 친북 유화 기조 속에서 제3국을 통한 북한으로의 입북(入北) 경로가 버젓이 노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현직 장관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여당 국회의원을 비롯한 집권여당 지도부 대다수가 "제3국을 통해 북한으로 가는 개별 관광"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그 파문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중진 출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5일 "금강산 등 북한 개별 방문을 착실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주관한 '북한 개별방문 추진방안 및 준비과제 세미나' 축사에서 이같이 알렸다. 핵심은, '北 개별관광 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9.12.19(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9.12.19(사진=연합뉴스)

그가 말한 '북한 개별방문'은, 이미 지난해 8월13일 민주당 강병원 의원 등 123명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의안번호 2102945)'을 통해 예고됐었다. '北 개별관광 방식'은, "관광 목적의 개성·금강산 방문"과 "남한에서 제3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가는 개별관광"이 관건이다.

문제는, 해당 안건에서 등장한 "제3국을 통한 북한 개별관광"이다. 이미 국내에서 '제3국 여행사'를 통해 이를 접근할 수 있어서다. 제3국 북한 관광 사이트는 제재조차 할 수 없다. 北 조선노동당이 직접 관리하는 관광 사이트는 국가정보원(국정원) 사이버안전센터, 국군군사안보지원사령부(구 국군기무사령부) 방첩국, 경찰 보안수사대, 방송통신위원원회 등에서 접근을 허용치 않으나, 제3국 사이트는 소속이 북한이 아닌데다 말그대로 '제3국'이기 때문에 이렇다할 제재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태다. 펜앤드마이크가 해당 사이트 일부를 직접 포착해 봤다.

제3국을 통한 입북이 가능하다고 소개한 북한 여행 관련 회사 '우리려행사'.2021.02.26(사진=우리려행사, 조주형 기자)
제3국을 통한 입북이 가능하다고 소개한 북한 여행 관련 회사 '우리려행사'.2021.02.26(사진=우리려행사, 편집=조주형 기자)

문제의 '제3국 북한 관광 사이트' 중 하나로 '우리려행사'가 있다. 해당 사이트는 초입부터 "15년 이상 북한 안전 및 프리미엄 투어"라고 소개한다. 해당 여행사는 북한 비자가 필요하다면서, 144시간 무비자 환승정책 등을 통해 최대 6일간 이용할 수 있다고도 덧붙인다.

입북(入北) 경로는 북한 국적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열차를 탈 수 있다며 운영일과 출발(중국 베이징·단둥·선양 등) 및 도착 시간까지 게재돼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리미엄 투어'라는 명목으로 각종 북한 관광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 해당 사이트에는 '북한 승리의 날-한국전쟁 67주년' 등의 상품을 홍보하고 있는데, 정전협정체제가 시작된 지난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일'에 대해 '북한 승리의 날'이라고 선전하면서 '승리의 조국 해방 전쟁 박물관'의 전경을 소개한다.

심지어 '조국 해방 전쟁 순교자 묘지'까지도 연결된다. 해당 사이트에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공화국의 영웅'"이라고 적시돼 있다. 이는 북한의 선전선동을 여과없이 그대로 베껴낸 모습이다.

제3국 여행사 '우리려행사'가 소개한 '조국통일해방전쟁 승리기념박물관' 사진.2021.02.26(사진=우리려행사, 조주형 기자)
제3국 여행사 '우리려행사'가 소개한 '조국통일해방전쟁 승리기념박물관' 사진.2021.02.26(사진=우리려행사, 편집=조주형 기자)

북한에 의한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에 대해, 강정구 동국대학교 교수는 지난 2005년 "북한의 통일전쟁이며 내전"이라는 망언(妄言)을 던져 법원으로부터 징역2년을 선고받았다(2007도10121). 법원은 "6.25전쟁에 대한 북한·소련·중국의 책임은 의도적으로 축소·언급하지 않고 대한민국·미국의 책임만 부각시키는 등 전체적으로 6·25전쟁을 '조국통일해방전쟁'이라고 선전하는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했다"고 판시했다.

제3국 여행사인 '우리려행사'는 누구든 접촉가능하다. 이미 전용 SNS 사이트까지 개설돼 있는데다, 여행사와 접촉할 수 있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이를 통하면 이인영 통일부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언급한 북한 개별 관광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 우리 정부는 현재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에 참석해 "남북대화의 새로운 국면이 마련됐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현 정부의 대북관(對北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한편, 문재인 정부의 현역 장관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대다수 국회의원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박범계 법무부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前 여성가족부 장관을 포함한 123명이다.

다음은 이들의 명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右),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右),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117명·열린민주당 1명·기본소득당 1명·정의당 2명·무소속 2명

강병원 강득구 고민정 고영인 권칠승 기동민 김경만 김경협 김남국 김두관 김민기 김민석 김민철 김상희 김수흥 김승남 김승원 김영배 김영주 김영호 김용민 김원이 김정호 김종민 김주영 김진표 김철민 김회재 남인순 노웅래 맹성규 문정복 문진석 민병덕 민형배 박광온 박범계 박성준 박영순 박완주 박재호 박정 박주민 서동용 서삼석 서영석 소병철 송갑석 송옥주 송재호 신동근 신영대 신정훈 안규백 양경숙 양기대 양이원영 양향자 오기형 오영환 오영훈 우상호 우원식 위성곤 유동수 유정주 윤관석 윤영덕 윤영찬 윤재갑 윤호중 이개호 이규민 이낙연 이동주 이성만 이수진 이수진 이용빈 이용선 이용우 이원욱 이원택 이장섭 이정문 이학영 이해식 임오경 임종성 임호선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전해철 정일영 정정순 정춘숙 정태호 정필모 조승래 조오섭 진선미 진성준 천준호 최인호 최종윤 최혜영 한정애 한준호 허영 허종식 홍기원 홍성국 홍영표 홍정민 황운하 황희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117명.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1명, 배진교·류호정 정의당 의원 2명,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1명, 김홍걸·양정숙 무소속 의원 등 총 123명.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3(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3(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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