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이란, 농축 우라늄 비축량 핵합의 허용선 202.8㎏의 14배"
우라늄 농축도 20%에 도달하면 핵무기로 사용 가능한 90% 농축 우라늄 확보도 시간 문제
이란, IAEA 핵사찰 인정한 핵합의 추가의정서 정지

이란 국기.(사진=로이터)
이란 국기.(사진=로이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제조한 일부 우라늄의 농축도가 20%를 넘어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정리했다. 농축도를 20%까지 올리면 핵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농축도 90% 도달이 용이해진다.

23일(현지시간) 확인된 IAEA 보고서에 따르면 2월16일 기준 이란은 농축도 20%의 우라늄 17.6킬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일명 ‘이란 핵합의’로도 불리는‘포괄적 공동행동 계획’(JCPOA)에서 정해진 농축도는 3.67%다.

우라늄을 핵무기로 사용하려면 농축률이 90% 이상이어야 한다. 또 농축률 90%의 우라늄 25킬로그램을 생산하려면 농축률 20%의 우라늄 약 250킬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란은 지난 2015년 핵합의 타결 전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했지만, 핵합의 이후로는 3.67%로 희석해 그 초과분을 해외로 반출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 파기를 선언한 이후 2019년 5월부터는 핵합의 조항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지난달에는 우라늄 농축 수준을 20%로 상향하는 법안이 이란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란이 비축해 놓은 농축 우라늄의 양도 ‘이란 핵합의’ 허용치의 14배가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합의에서는 202.8㎏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이란이 보유 중인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2천967.8㎏에 달했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리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2일 이란 의회에서 “필요하다면 (우라늄) 농축률을 60%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또 이란의 미신고 지역에 핵물질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문제의 지역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투르쿠자바드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은 이란의 비밀 핵활동 장소로 과거 이스라엘이 지목한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AFP는 해당 장소에서 우라늄을 가공한 흔적은 없지만 2018년 말 우라늄 저장에 사용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IAEA의 예고 없는 핵사찰을 수용한다는 ‘추가의정서’ 이행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의정서에 따르면 IAEA는 최대 3개월 동안 핵 관련시설에 대해 최저한의 감시나 검증이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IAEA가 이란에서 핵활동 관련 사찰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한편, 지난달 20일 출범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前任)인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 파기를 선언한 핵합의에 복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이 먼저 핵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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