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지원기구 통해 화이자 백신 찔끔 배당받은 文정부
이스라엘은 일찍부터 화이자와 접촉해 지속적으로 대규모 물량 공급 받아
예루살렘에 각국 대사관 유치 목적으로 백신 나눠줄 수 있을 정도
화이자와 이스라엘 현지 백신 생산 시설 및 연구개발(R&D) 센터 건립도 논의

지난 1월 이스라엘 공항에 도착한 백신을 맞이하는 네타냐후 총리 일행.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이스라엘 공항에 도착한 백신을 맞이하는 네타냐후 총리 일행.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남는 백신을 다른 나라에도 일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전 국민의 절반 가량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상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율을 기록 중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잉여 백신을 다른 나라에 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총리실은 "여러 국가에서 백신 제공 요청이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백신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본국의 접종이 끝날 때까지는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면서도 "현 보유량 가운데 상징적인 물량을 팔레스타인과 다른 백신 요청 국가에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우선 팔레스타인과 함께 일찍부터 백신을 요청한 일부 국가에 잉여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총리실은 "수천 회 분량의 백신은 이미 라말라(요르단강 서안)로 향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남미의 온두라스도 이스라엘의 백신 제공 대상에 포함됐다.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날 온두라스의 비행기가 이스라엘에서 백신을 실어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체코와 과테말라도 이스라엘의 백신 제공에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이번 백신 제공은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이뤄진 것이다. 온두라스는 물론 체코와 과테말라 모두 예루살렘에 대사관 설치 의향을 보인 국가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직 당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을 이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에서 '백신 외교'를 적극 펼치고 있는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을 시리아에 비밀리에 대신 사주는 댓가로 수감자 교환을 성사시켰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일찍부터 불특정 국가에 백신을 제공하는 방안이 이스라엘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수단이라는 점을 알고 대처해왔다.

이스라엘은 백신 제조업체 화이자와 조기 접촉해 대규모 물량을 확보, 지난해 12월 19일 접종을 시작했다. 전체 인구 930만 명에서 약 48%에 달하는 446만 명은 1차 접종, 33%에 해당하는 307만 명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다.

화이자의 앨버트 부를라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달 8일 네타냐후 총리 초청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친구인 부를라는 나에게 화이자 백신을 지속해서 공급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를라 CEO와 이스라엘 현지 백신 생산 시설 및 연구개발(R&D) 센터 건립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 정부가 올해 화이자로부터 백신을 직접 들여올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한 상태다. 대신 WHO가 여러 제조사로부터 백신 물량을 확보해 후진국 및 일부 개발도상국들에 적당량씩 나눠주기 위해 조직한 코백스(COVAX)로부터 오는 26일 화이자 백신 5만 8천 명분이 도입된다. 코로나 19 의료진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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