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호 접종 요구의 방패막이 될 수 없는 '93.8% 접종 동의율'
文대통령 1호 접종 요구의 방패막이 될 수 없는 '93.8% 접종 동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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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앞두고 국내 1호 백신 접종자 논란이 거세다.

유승민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맞으라”며 논란을 촉발한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통령이 실험대상이냐?”는 발언이 구설에 오르면서 세간의 관심이 증폭됐다. 정치인들의 이러한 공방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원칙대로, 순서대로’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잠잠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대표적 친문 인사인 김어준은 23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뉴스공장>에서 다시한번 이 공방을 도마 위에 올렸다.

김어준, “백신 접종 동의율이 93.8%라 대통령 우선 접종 불필요” 주장

방송을 시작하면서 김어준은 ‘대통령이 백신을 먼저 맞으라’는 최근의 이슈에 대해 “국가 정상이 백신을 먼저 맞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럴 만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대통령이나 정치 지도자가 우선 접종 대상자가 된 데에는 전 국민적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93.8%의 접종 동의를 받은 상태로, 전 국민이 백신을 자발적으로 접종하려고 하는데 굳이 대통령이 모범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김어준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첫 접종자가 된 건, 중국 시노벡의 백신이었기 때문이다. 국제 신뢰를 얻지 못한 백신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먼저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연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국면에서 피치 못하게 대통령이 먼저 맞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백신들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효과가 좋은 존슨앤존슨 백신을 선택했다. 그 백신은 어느 나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강변했다.

다음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접종이 진행된 이스라엘을 예로 들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여전할 때, 하루 만 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 국민 접종 정보를 화이자와 실시간 공유하는 조건으로 맞았다”면서 “전국민을 임상 대상으로 삼는 모험을 선택하면서 그 불안을 잠재워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맞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불안이 팽배할 때 국가 정상이 나서는 것’이라는 논리였다.

김어준은 연이어 “그런데 국민의 93.8 % 이상이 접종을 하겠다는데, 왜 이런 이슈를 들고 나오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없던 불안도 만들어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적당히 좀 하자’”라고 언성을 높였다. 마지막 마무리는 “유치해서 못 보겠다”는 비아냥이었다.

김어준의 논리는 2가지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① ‘백신 불안감’ 높은 국가에선 대통령 등이 우선 접종...청와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국민적 불신 있다면 대통령 1호 접종 가능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존슨앤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백신을 접종했다. 당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먼저 접종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백신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발표되자,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57%의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얀센으로 백신 접종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의 결단을 보인 것이다. 이 백신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백신 자체에 불신을 보인 일부 유대교도들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 지도자로서의 결단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이 첫 접종자가 된 것도 역시 정치적인 결단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독특한 백신 전략을 선택했다. 다른 나라들이 고위험군인 고령층을 먼저 접종한 것과 달리, 생산 연령 인구(만 18~59세)에 우선적으로 맞히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가 이 같은 백신 접종 전략을 세운 것은, 집단 면역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활동적이고 사회적이며 여행도 많이 가는 젊은 직장인들에게 먼저 접종하면 지역사회 감염을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인도네시아가 우선적으로 들여온 중국 시노벡 백신이 18세~59세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돼, 노년층 관련 효능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젊은층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삼았다고 알려진다.

1961년생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만 60세여서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니지만,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차원에서 1호 접종자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접종 1호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이다.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5873곳에 있는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이 접종대상자이다. 하지만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만 65세 이상에게도 접종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고 강조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맞은 얀센 백신과 마찬가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지는 못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이다.

문 대통령은 68세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일각에선 식약처 자문 결과 안전성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문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백신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세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해당 국가에서 1호로 접종한 정치 지도자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

청와대 측은 22일 “국민적 불신이 있다면 (대통령의 1호 접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발표대로라면 청와대는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에 대한 재확인작업을 거쳐야 한다.

② 접종 대상자 93.8%의 접종 동의는 ‘협박’의 산물...정세균 총리, “백신 접종 기다리는 분 많아 순서 지켜야” 강변

김어준은 ‘이스라엘이나 인도네시아, 남아프라키공화국은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가 솔선수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접종 대상자의 93.8%가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데, 굳이 대통령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펜앤드마이크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동의율의 진실성 의혹과 관련한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펜앤드마이크 2월 22일자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동의율은 진실인가... 5가지 의혹’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41186)

그 기사에서 제기한 5가지 의혹 중에서, 세 번째 의혹이 ‘아스트라제네카 거부하면 최후에 접종될 처지, 취약계층에겐 강력한 압박 수단’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국민일보는 23일 기사를 통해, 요양병원 종사자를 향한 병원 측의 압박 실태를 보도했다.

병원 측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꺼리는 종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받으라며 압박하는 사례가 자세히 소개됐다. 접종을 거부할 경우 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미접종 상태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병원의 영업손실을 책임지라’는 취지의 서약서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서는 ‘협박 접종’이라는 불만도 나온다고 보도됐다.

한 병원에서는 수간호사 2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접종 거부 의사를 밝혔다가, 병원장의 대노와 병원 측의 압박에 직원들이 하나둘 접종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는 내용도 있었다.

자발적으로 접종 동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도 김어준은 접종대상자의 93.8%가 동의를 했다며,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없으므로 굳이 대통령이 1호 접종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방패막을 쳤다.

김어준의 이런 논리는 여권 핵심부에서도 똑같이 공유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정세균 총리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1호 접종’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순서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요양병원 입소자와 종사자 중 94%가 접종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외국에 비해 굉장히 높은 비율”이라면서 “해외 출장을 가야 하는 비즈니스맨 등 빨리 맞았으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일반 국민 중에서도 백신 접종을 고대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화이자를 먼저 접종하는 것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효과를 더 검증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고령층에게 화이자를 접종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층에 대한 화이자 접종시작 시점은 3월 말이 될 거라고 정 총리는 밝혔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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