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신현수 민정수석, 박범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신현수 민정수석, 박범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지금 청와대에는 위아래도 없다"

청와대를 향한 이같은 직격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6년 전 '긴급성명'에 고스란히 담겼다. 바로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사태'를 겨냥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민정수석 항명 파문'을 겪고 있는 청와대는 정작 침묵하면서 '내로남불' 행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포화를 정치권 안팎에서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목·임명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달 초 검찰 고위급 인사를 추진했다. 문제는, 박 장관의 '핀셋 인사' 과정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의 충돌점으로 작용하면서 신현수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

'민정수석 항명파동'으로 번진 이번 사태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6년 전 어떤 발언을 했기에 이 시점에 조명되는 걸까.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인 2015년, 국회의원이던 문 대통령은 그해 1월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두고서 대통령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었다. 놀랍게도, 다음은 당시 그가 낭독한 긴급성명문 일부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의원 시절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의원 시절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국민들의 대통령 걱정에도, 인내심에도 한도가 있다."

▲ "대통령의 사과와 비서실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 "민정수석의 항명사표라는 태풍이 국가 기강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 "'콩가루 집안'이란 말이 있지만, 국가운영의 심장부가 어떻게 이처럼 비극의 만화경일 수 있느냐."

▲ "집권여당은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저(문재인 대통령 자신)까지 끌어들여 국민을 기만하려 한다."

▲ "국정이 이처럼 엉망인데도 대통령은 비서실장만 감싸려고 하는가."

신현수 민정수석.(사진=연합뉴스)
신현수 민정수석.(사진=연합뉴스)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민정수석 항명파동' 사태는,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휴가에서 복귀하면서 직무수행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일단락됐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신현수 민정수석이 오늘(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신현수 민정수석은 지난 18일 휴가계를 제출했고, 나흘이 지난 22일에서야 업무에 복귀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두고 "당정청 내 이견은 절제돼 알려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모습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던 이유는 대체 무엇이며, 현 정부는 신 수석 휴가 동안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일가.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다른 이견은 절제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지 의문이 남는 모양새다.

한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22일 오전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국정농단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력기관 개혁 완수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권력기관 개혁 완수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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