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출입'과 국회 위증 논란 등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난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KBS 내부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KBS노조(1노조) 시도지부장 일동은 공식 성명을 통해 양 후보자를 겨냥해 "거짓말 사장, 노래방 사장, 우리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사장 임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시도지부장은 "양 후보는 정책설명회 때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 하는 척하고 현 정부가 신경 쓰는 세월호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노란리본'을 달고 나왔는데, 청문회에서 그 민낯이 드러나고야 말았다"며 "양 후보는 마치 나중에서야 알았던 듯 거짓말을 해대고, 거짓을 덮으려는 거짓말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 후보가 세월호 사고를 개인의 영달을 위해 활용했다는 점이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시도지부장들은 "양 후보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KBS라는 큰 배를 몰 수 있는가? 명색이 한국의 대표 공영방송인데 거짓말로 사장이 된들 뭐하겠나!”라며 양 후보자가 공영방송의 적임자에 적합한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방법으로 다시 사장 후보자를 낸들 결과는 뻔하다”며 특별다수제를 포함한 방송법 개정에 대해서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KBS 공영노조와 KBS노동조합(1노조)이 각기 “부끄러워서 회사를 못 다니겠다”, "다른 직원에게 법인카드 빌려줬다 하자고 입 맞춘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이하 'KBS노동조합 시도지부장 성명' 전문

이제 와서 사장되면 뭐하겠나?

인사청문회 때 나온 양승동 후보를 보고 과연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KBS사장감이라고 생각했을까?

양 후보는 정책설명회 때 노란리본을 달고 나왔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하는 척하고 현 정부가 신경 쓰는 세월호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동안은 잘 통했다. 모두 속아준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일에 노래방에서 법인카드가 긁혀진 것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데 청문회에서 민낯이 드러나고야 말았다.

마치 나중에서야 알았던 듯 거짓말을 해대고, 거짓을 덮으려는 거짓이 이어졌다.

아직도 전국민 모두 아픈데 치유되지 않을 상처인 세월호 사고를 자신의 영달을 위해 활용했다는 점에 가슴이 아프다.

양승동 후보가 사장이 되어도 문제다. 노래방 사장이란 오명으로 세상의 불신을 받을 것이고 우리 스스로 언론인으로서 정당성을 잃게 된다.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상황에서 KBS라는 큰 배를 몰 수 있는가? 명색이 한국의 대표 공영방송인데 거짓말로 사장이 된들 뭐하겠나!

지난 인사청문회 때 양승동 후보는 KBS의 사장으로서 어떠한 소신도 비젼도 정책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저항하는 직원들을 옷 벗기고 집에 보내라는 모 의원의 지적에 예라고 답했다.

이렇게 KBS를 곧 구조 조정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방법뿐이라고 자인해 버리고도 그렇게 사장이 되고 싶은가?

결국 KBS의 사장은 특별다수제를 포함한 방송법 개정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의 방법으로 다시 사장 후보자를 낸들 결과는 뻔하다

이제야 말로 방송법 개정의 적기가 아닌가 싶다. 왜 우리가 이제껏 방송법 개정을 목 놓아 외쳤는지 여실히 보여준 비극의 드라마였다. 청문회에서 보았듯 국회가 양진영으로 싸우는 것도 KBS가 동네북이 되는 것도 이제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되돌이표만 할 것인가? 지난 민주당이 원하고 발의했던 특별다수제든 업그레이드 버전이든 이제는 방송법 개정으로 진정한 사장이 와야지 않겠는가?

거짓말 사장, 노래방 사장, 우리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는 본부노조 또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

2018년 4월 3일

KBS노동조합 지역 지부장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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